제약업종에서 기업공시가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실적 개선이나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 등 분명한 호재성 공시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가 많아 기업공시와 주가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업공시가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는 것은 1) 호재성 공시 이전에 소문으로 떠돌던 것들이 주가에 선반영 되어 주가가 상승하고 실제 공시가 났을 때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2) 호재성 공시와 악재성 공시가 동시에 발생하여 주가 상승 모멘텀이 상쇄되는 경우 3) 전반적인 주식시장 환경이 악화되어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의 상승 탄력성이 부족한 경우 4) 공시내용이 기업실적 개선에 효과가 미미한 경우 등을 들고 있다.

제약 대표주로 꼽히고 있는 한미약품의 주가를 살펴보면 2015년 3월 19일 한미약품이 일라이 릴리와 대규모 기술수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는 공시에 3월 20일 주가가 240,000원에서 차츰 소폭 하락했다. 이때 살펴보아야 할 것이 3월 19일 이전의 주가 흐름이다. 3월초까지 10만원대에서 횡보하던 주가가 3월10일부터 3월 19일 공시가 날 때까지 급등한 것을 볼 수 있다. 주가가 선반영 되었슴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2015년 11월 23일 한미약품이 자이랩과 920억불 규모의 내성표적 폐암신약 기술 수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공시에도 불구하고 23일 주가 847,000원에서 한달 사이에 60만원대로 차츰 하락하는 현상에서도 볼 수 있다. 2015년 11월 5일 한미약품이 사노피와 39억유로 규모의 지속형 당뇨신약 파이프라인 기술수출 계약으로 11월5일 547,000원이었던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여 호재성 공시가 주가에 선반영 되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7월 28일 베링거잉겔하임과 7억3천만불 규모의 기술 수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공시를 하였는 데 7월 28일 주가는 545,000원에서 8월 7일 주가는 432,000원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이는 한미약품에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금 부과에 대한 조회 공시가 있어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 우려로 호재성 공시 효과가 상쇄된 것으로 분석된다.

보령제약은 6월 20일 동남아 6개국에 토툴라 단일제(완제)품을 854억원 규모로 수출하기로 계약체결 공시하였는데 6월 20일 종가 66,800원에서 6월 23일 현재 64,300원으로 소폭 하락하였다. 수출액 규모가 854억원으로 상당한 호재성 공시로 보이지만 10년 계약으로 보령제약의 15년 매출액 4,013억원 대비 년간으로는 2% 정도의 매출 증가를 가져와 공시내용이 기업실적 개선에 효과가 작은 경우라 볼 수 있다.

부광약품도 지난 3월 10일 동남아 6개국에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를 168억원 규모로 수출하기로 계약체결 공시하였는데 3월 10일 종가 29,200원에서 주가가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수출액 규모가 168억원으로 상당하지만 5년 계약으로 부광약품의 15년 매출액 1,417억원 대비 년간으로는 2.4% 정도의 매출 증가를 가져와 공시내용이 기업실적 개선에 효과가 작다할 수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미약품 주가가 2015년 초 10만원대에서 현재 68만원대로 1년 6개월 만에 큰 폭으로 상승한 예에서 보듯이 기업공시가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바로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상관관계가 적다고 할 수도 있지만, 공시를 통해 발표되는 실적 개선, 신약 개발, 기술 수출 소식들이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 평가를 상승시켜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며 투자자는 기업의 공시를 꾸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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