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모가와 주가 간에 편차가 크게 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수요예측 과정서 결정되는 공모가는 실제 시장가와 다소 다를 수 있지만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증권사의 공모가 산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지난 연말부터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확정공모가는 기업이 원하는 희망공모가 밴드 최하단이거나 최하단에서 20~30% 못미치는 가격으로 결정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상장을 하고 보면 시초가(상장 당일 시작 주가)는 확정공모가 보다 훨씬 높거나 혹은 훨씬 낮은 가격으로 시작하고 있다.

지난 해 말까지는 증권사가 공모가 산정에 있어서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과하게 평가하여 공모가를 너무 높게 책정한 걸로 보이며, 최근 들어서는 제약 주가 하락에 과도하게 겁을 먹고 시장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게 공모가를 너무 낮게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해 12월 상장한 신라젠은 시초가가 확정공모가에 비해 10% 낮게 시작했다. 신라젠, 애니젠, 유바이오로직스의 공모가와 현재 주가의 차이는 -20~-30%로 차이가 더욱 벌어진다.

이처럼 공모가에 비해 주가가 마이너스 상태를 나타내자, 2월 들어 증권사들은 공모가를 매우 낮게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월 말 상장한 신신제약의 경우는 희망공모가 밴드 최하단인 5,900원 보다 30% 정도 낮은 4,5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그러나 상장 후 시초가는 공모가 보다 37.1% 높은 6,170원으로 시작하여 현재 주가는 9,22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는 100%가 넘는 수익을 단기간에 올렸다.

3월에 상장한 덴티움의 경우는 희망공모가 밴드 최하단인 4만5,000원에서 40% 낮춘 3만2,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으나 시초가는 공모가 보다 19.4% 높은 3만8,200원이었으며, 아스타의 경우도 확정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20% 이상 높게 나타났다.

공모가가 시장 가치 보다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 모두 손실을 입는 쪽이 발생하게 된다.

시장가격이 공모가보다 높은 경우 공모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는 단시일 내에 높은 수익을 얻게 되지만, 주식을 공개모집한 기업의 입장에선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팔아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그만큼 손실을 입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공모가가 실제 가치보다 높을수록 기업공개에 참여했던 투자자는 공모가보다 떨어진 시장 가격으로 인해 투자손실을 입게 된다.

일반적으로 증권회사는 공모가가 높아질수록 상장 주관업무 수수료가 늘어나는 구조이기에 공모가를 될수록 높이려고 노력하지만 무작정 높일 수는 없는 일이다.

기업공개 업무를 주관한 증권사는 자신들보다는 공모기업과 투자자들 입장을 절충해서 적절한 가격을 산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투자자는 투자설명의 공모가 산정방법과 근거를 살펴 공모가에 거품이 끼어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업이 성공적으로 기업공개를 하려면 투자자를 잘 끌어모아야 하며 이를 위해 일련의 정보공개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서 "아울러 공개될 기업의 가치를 시장가치에 근접하게 평가해 투자자에게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공개 절차를 전문적으로 수행해 줄 수 있는 증권회사(또는 투자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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