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주가 회복 움직임에도 바이오 대표주 셀트리온의 주가가 주춤거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셀트리온의 주가가 올해 ‘램시마’의 성공적인 미국 진출과 ‘트룩시마’의 유럽 진입 등 호재가 널려있음에도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증권가에서는 셀트리온의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는 현상에 대해 한미약품 사태 이후로 바이오·제약 업종이 전체적으로 시장에서 소외를 받아온 현상도 있지만 자회사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에 따른 수급 분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것은 아닌가 하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의 13일 현재 주가는 9만8,500원으로 연초에 비해 8.9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제약지수가 5.86% 하락한데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최근의 하락세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한 바가 크다. 기관투자자들은 최근 4거래일 연속 팔자를 계속했으며, 외국인투자자들도 5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6,7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97억원으로 3.6% 소폭 감소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력제품 램시마의 성공적인 미국시장 진출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 증가로 이어지며 이익률도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 증권사는 셀트리온의 올해 매출액을 전년 대비 30% 증가한 8,694억원, 영업이익은 72% 늘어난 4,2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트럼프 정부가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의약품 가격을 시장 자율경쟁에 맡기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며 대표격으로 셀트리온이 꼽히고 있다.

이 같은 실적 개선 전망과 ‘램시마’의 미국 진출과 ‘트룩시마’의 유럽 진입 등 호재에도 주가가 답보상태인 것은 올해 4월로 예정된 자회사 셀트리온헬스케의 상장이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하면 셀트리온과 나누는 수익구조가 투명해질 것”이라면서도 “셀트리온그룹 회계 이슈 해소 여부가 관전 포인트”라고 판단했다. 이어 “합산 시가총액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수급 분산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14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승인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12월 코스닥 시장 상장예심을 청구한 바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거래소의 예비심사 결과를 확인한 직후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르면 4월 중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재고자산 문제와 특허소송 등으로 수차례 논란의 중심이 된 바 있다. 셀트리온측은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상장 구조를 단순화해 신주만 발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예상 기업가치는 5조3,000억원 수준이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공모규모는 약 8,000억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하게 되면 재고자산 문제나 회계 관련 이슈는 잠잠해질 전망이다. 다만 11조5,000억원에 달하는 셀트리온의 시총에 5조3,000억원 규모가 예상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총까지 더해진다면 수급문제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초기 수급 문제만 해소된다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은 올해 가장 기대되는 대형 IPO로써 셀트리온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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