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주가 상승 기대감을 모았던 제약·바이오주가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 해의 제약·바이오주는 바닥권을 형성했다는 전망과 해마다 연초에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였던 경험에 따라 ‘연초 랠리’를 기대했으나 오히려 주가는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주 1월 주가 하락에 대해 지난해 말 한미약품과 사노피간의 기술수출 계약이 일부 해지되는 이슈로 인해 신약개발에 대한 신뢰성에 다시 한번 의문이 제기되었고, 트럼프 대통령의 약가 인하 발언이 미국 바이오주의 하락을 가져왔고 국내 바이오주도 동조 하락한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연초 랠리를 기대하는 전망이 많았다. 2001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월별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근거로 1월에 코스닥지수가 코스피 대비 평균 4.8%포인트 초과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에는 코스닥지수 상승률이 8.95%로 코스피(1.76%)보다 월등히 높게 상승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부분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제약·바이오주가 예년처럼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올해는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상승했으나 코스닥 지수는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해 첫 개장일인 지난 2일 코스피지수는 2,026.16포인트에서 23일 2,065.99포인트로 1.96% 상승했으나 코스닥지수는 2일 632.04포인트에서 23일 615.99포인트로 2.53% 하락했다.

제약·바이오업종은 코스닥 하락율 보다 더 하락했다. 코스피 의약품지수를 구성하는 42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33조3400억원에서 32.5440억원으로 2.39% 감소했으며 코스닥 제약지수를 구성하는 69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34조 3391억원에서 32조4585억원으로 5.48% 감소했다.

‘연초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무색하게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가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코스닥에 속한 제약·바이오 종목은 코스닥 하락율 보다도 더 하락했다.

대부분의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하락했으나 1월 한달간 시가 총액이 증가한 업체를 살펴보면 몇가지 특징을 볼 수 있다.

에스티팜과 대웅제약의 경우는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주가가 상승했다. 한미약품, 제일약품의 경우는 지난 연말 주각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커 하락장세에서도 주가가 반등세를 보였다. 또 보툴리눔 톡신업체인 메디톡스와 휴젤이 시가총액이 증가했다.

하락장세 속에서도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펼쳐지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제약·바이오 주가에 대해 동반 상승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분간 개별 이슈가 시장 전체를 이끌어 가는 주가 상승 이벤트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종목별로 차별화된 장세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 증시 전문가는 종목별 차별화 장세에서 탄탄한 영업 실적을 기반으로 실적 개선을 이루는 업체를 중심으로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그 가운데 금년 중 임상 진척이 뚜렷하게 나타날 업체, 미국 약가 인하 정책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 업체가 주가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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