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ㆍ바이오 기업의  IPO가 연달아 줄을 잇고 잇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공적인 코스피 입성으로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업공모는 훈풍이 돌고 있다.

반면 소형 제약·바이오 기업은 희망가격에 못미치는 공모가를 받거나 상장 철회 후 내년으로 상장 연기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주목받는 대형 IPO :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최근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를 독점 판매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공적인 안착에 힘입어 조만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시가총액 6조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 3조~4조원을 기대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게 원동력이 됐다.

장외시장 최대어 신라젠은 11월 24~25일 기업공개(IPO)를 위한 수요예측을 거친다. 신고서 제출 후 하루 만에 희망 공모가를 조정하는 등 몸을 낮추는 분위기지만 가격이 낮아져 오히려 투자 매력은 배가됐다는 분석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를 1만7000원~2만500원에서 1만5000원~1만8000원으로 낮췄다. 신라젠은 이에 대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사태에서 비롯된 제약·바이오 산업의 불안감부터 미국 대선, 국내 국정혼란까지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신라젠의 해명은 설득력을 주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신라젠의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모가가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결정될 경우 상장 후 기업가치는 1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 공모 성적 부진 : 엘앤케이바이오메드, 퓨쳐켐

반면 소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공모는 성적이 부진하였다.

척추 임플란트 전문회사 엘앤케이바이오메드가 18일 공모가액을 확정했는데 희망 공모가 밴드인 1만4500~1만8000원의 하단 수준인 1만5천원이었다.

1만5000~1만8000원 미만 신청 비중이 52.3%로 가장 많았고 이어 1만8000원 이상(32.9%), 1만4500원 이상~1만5000원 미만 8.6%, 1만4500원 미만 6.2% 순이었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전문기업 퓨쳐켐도 22일 공모가를 15,000원으로 확정했는데 당초 공모희망가는 1만9000원~2만2000원이었으나 기관 청약 수요의 부족으로 공모가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퓨쳐켐의 일반인 대상 공모는 23일~24일 청약을 거쳐 12월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예상보다 희망 공모가를 낮춘 영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을 확정된데 비해 소형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기관 수요예측이 실패했음을 알수 있다.

앞서 제약·바이오주의 약세장 속에 지난 7,8월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던 나노바이오시스와 전진바이오팜은 심사청구를 철회하고 상장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한바 있다.

◆ 상장예정인 제약·바이오 기업들

2000년 설립된 애니젠은 펩타이드(Peptide)를 이용한 의약·산업용 바이오 소재 생산과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다. 지난 매출액 37억2200만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매출목표는 48억1900만원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1억8300만원 적자를 냈지만 올해에는 손익분기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코스닥 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애니젠은 오는 22~23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28~29일 청약을 거쳐 내달 7일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희망가는 2만2000~2만6000원이며 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신신제약은 9월 12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KB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결과를 기다려 온 만큼 연내 코스닥 입성이 현실화 될 가능이 높아보인다.

파스 등 완제의약품을 주로 제조·판매해 온 신신제약 지난해 매출은 516억원이며, 영업이익은 54억원을 기록했다.

질량분석기 개발 전문 회사 아스타가 지난 9월 22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를 추진 중에 있다. 현재 아스타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술성 특례 상장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아스타는 MALDI-TOF 질량분석기(바이오질량분석장비)를 주요 품목으로 진단 시스템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공모 주식수는 175만주, 주당 공모 희망 밴드가는 1만3000~1만8000원이다. 공모를 통해 조달되는 227억5000만~315억원 규모 자금은 시설 및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자금 등에 활용될 계획이다. 12월 14~15일 수요예측을 거쳐 19~20일 청약을 진행할 계획으로 12월 말 코스닥시장 상장 예정이다.

지난 2008년 설립된 피씨엘은 다중 체외질병진단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회사는 핵심원천기술인 ‘PCL SG CapTM 기술’과 원천기술 기반 ‘다중진단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으며, 핵심원천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최근 기술성 특례 심사를 통과한 바 있다.

공모 주식 수는 총 150만 주로, 주당 공모희망밴드는 11,300원 ~ 14,400원이다.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총 169.5억 원 ~ 216억 원을 조달하게 된다. 공모자금은 연구개발 및 기계장치 등 생산시설 확보에 활용될 계획이다.

다음달 14 ~ 15일 수요예측을 거쳐 19 ~ 20일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며, 12월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백신개발 전문 바이오기업으로서 지난 11월 7일 코스닥 상장을 승인받고 금년중으로 상장 예정이다.

2010년 3월 창업해 같은 해 11월 (재)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에 입주한 기업으로 진흥원이 지원하는 다양한 기업서비스와 생물학적제제 우수제조시설(EU-GMP)을 활용해 경구용 콜레라백신 ‘유비콜’을 개발한데 이어 2015년 식약처 허가와 WHO의 심사를 통과하면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우수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업체 선바이오는 10월 6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3월에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준비중이다.

선바이오의 상장 주식수는 약 765만주이며 이 중 92만주가량을 공모할 예정이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시가총액은 2000~3000억이다.

1997년 설립된 선바이오는 지난해 매출액이 16억원에 불과하지만 지난 2003년 인도 제약사 인타스에 기술이전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뉴펙(Neupeg)'이 미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치고 제품허가를 앞두고 있어 추가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코넥스시장 상장법인인 에이비온은 코스닥시장 상장법인 엔에이치인수목적8호에 흡수 합병되어 내년 4월 14일 스팩 상장된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엔에이치인수목적8호이지만 실질적인 경영활동은 피합병법인인 에이비온이 기존 사업을 영위할 예정이다.

2007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학내 벤처로 설립된 에이비온은 항암제를 비롯해 난치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이다. 지난 7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주요 사업은 신약개발, CRO 서비스, 시약유통사업 등이다.

스팩(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이란 기업의 인수합병(M&A)만을 목적으로 설립하는 페이퍼컴퍼니로, IPO(기업공개)를 통해 주식시장 상장 후 일정 기간 내 비상장 우량기업과의 합병을 목적으로 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상위 제약사들의 잇따른 악재 소식에 제약·바이오주의 인기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탄탄한 기술력과 제품을 보유한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증권시장 상장은 계속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제약·바이오주의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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