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지주사 역할 기대

앞으로 한국 제약산업의 미래가 밝다. 외부적으로는 글로벌 시대에 진입하고, 내부적으로는 신약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다. 제약/바이오 사업에 대한 투자는 벤처캐피탈, 제약사, 대기업 등이 주 도할 것이다. 이러한 주체 중에서 제약/바이오 사업에 지식이 많은 제약사와 전문 벤처 캐피탈이 유리할 것이다. 특히 제약사는 사내 연구소와 개발팀을 활용, 바이오벤처에서 개발한 Pipe line 을 잘 평가할 수 있고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는 사업시너지가 있다. 이 러한 관점에서 보면 제약사나 제약 지주사가 향후 규모가 큰 제약사를 M&A 할 수도 있고, 제약/바이오벤처 설립이나 인큐베이터, 지분투자, M&A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즉, 벤처캐피탈은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은 좋지만 Pipe line 활용 측면까지 고려한다면 제약 지주사나 제약사에게 유리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벤처 경우 는 아니지만 한미사이언스가 JVM을 인수한 것은 좋은 예인데, 향후 자회사 온라인팜, 북경한미 등과 사업시너지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신규 제약/바이오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인력을 확보했다는 전제가 필요하 지만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화, 고성장 시대를 맞아 제약 지주사가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다.

◆ 지주사의 정의와 최근 동향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주식의 소유를 통해서 계열사 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이며,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이면서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의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당해 회사 자산총액의 50% 이상인 회사이다. 지주사를 설립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지주사와 자회사간 사업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둘째, 경영권 안정과 상속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 대주주는 지주사 전환으로 기존 사업회사 지분보다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지주사를 설립하면 일반적으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되어 투명해진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주사 전환 촉진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 왔다. 국내 그룹사가 지주사로 전환하는 것은 세제우대(배당수익에 대한 익금불산입), 조세특례제한법에 의해 지주사 전환 시 주주의 양도차익 과세 이연 등과 같은 실질적인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지주사는 2015년 9월말 기준으로 140개에 이른다. 최근 제약업계에서 일동제약과 휴온스가 지주사로 전환했거나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지주사 전환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지주사 전환은 주춤한 상황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에 의한 규제 강화와 상호출자 및 순환출자가 있는 대기업 집단의 지주사 전환 어려움 때문이다.(SK증권, 지주회사 변화를 선점하라.)

◆주요 제약 지주사의 탄생 현황

제약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최초로 2002년 10월에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를 설립했다. 지주사 전환 이후 지주사에 대한 대주주지분율이 대폭 상승하여 경영권이 대폭 강화되었다. 녹십자가 그 뒤를 이어 2004년 9월에 지주사로 전환하며 사명을 녹십자홀딩스로 변경했다. 또한 2007년 중외제약, 2010년 한미약품 등이 지주사로 전환하고 대주주 지분율을 크게 끌어 올렸다. 다만 동아제약은 지주사 밑에 100% OTC 전문 비상장 자회사 동아제약을 둠에 따라 지주사의 주가가 높게 형성, 대주주 지분율이 크게 상승하지 못했다. 2013년에는 종근당도 성공적으로 지주사로 전환했다. 그리고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제약사 지주사 전환이 다시 전개되고 있다. 금년 5월에는 휴온스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로 전환했고 녹십자와 지분경쟁을 겪었던 일동제약이 현재 지주사 전환을 진행 중에 있다. 한편 주식시장에서는 제약사 지주사 전환 이후 시가총액이 대폭 상승했다. 한미사이언스, 동아쏘시오홀딩스, 녹십자홀딩스 등의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제약업계만 보면 지주사 전환은 시가총액을 늘릴 수 있는 성공적인 이벤트가 되었던 것이다.

◆제약 지주사의 역할과 미래

지주사에는 순수 지주사와 사업 지주사가 있다. 순수 지주사는 자회사 지분만 보유하고 수익모델도 브랜드 로열티수입과 일부 경영자문료, 그리고 배당금이 전부이다. 사업 지 주사는 순수 지주사 업무에다 자체 사업도 영위하는 경우이다. 수익모델은 브랜드 로열 티수입과 경영자문료, 배당금, 그리고 자체 사업수익으로서 사업부매출 등이 있다. 제 약 지주사의 경우는 일부 사업 지주사로 있지만 대부분 순수 지주사가 많다. 제약 지주 사가 향후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확신할 수 없지만 단순한 순수 지주사에만 머물지 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약개발과 제약/바이오 사업에 공격적으로 참여하는 지 주사가 많아질 전망이다. 지주사 중심의 M&A 추진도 예상할 수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신약 Pipe line 기술수출과 관련해 거액의 수익을 인식했다. 최근 JVM 를 인수하면서 공격적인 M&A 도 성사시키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도 임상 이전의 신약개발부문을 담당하고 있어 향후 신약개발 성공 시 수익배당 지분이 있을 것이다. 또한 지주사 대웅 은 제네릭 의약품사업을 하고 있고, 바이오부문 신약개발에 대한 지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녹십자홀딩스도 혈액제제부문의 특허권을 보유한 상태이고 일시적으로 APT 분양사업도 진행 중에 있다. 제약 지주사는 일반 제조업 지주사와 달리 신약개발 등의 사업을 전개하는 등 기업가치 창출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 제약 지주사의 바이오 등 투자증가 전망

 ▶제약 지주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M&A

제약사의 지분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은 오픈이노베이션을 주창한 이래 바이오투자를 늘리고 있다. 물론 지분투자는 지주사가 할 수 있고 사업자회사가 할 수도 있다. 사업 성격이나 시너지 창출 유무 등으로 투자주체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미약품의 최근 사례를 보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JVM을 인수, 자회사로 편입하여 대형 M&A를 성사시켰다. JVM 인수는 한미사이언스 자회사 온라인팜, 북경한미 등으로 연결되어 미래 사업시너지 창출도 가능해 보인다. 반면에 신약개발과 관련된 지분투자는 사업자회사 한미약품이 주체가 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 1월에 Allegro에 2천만달러를 투자하여 지분을 확보하고 루미네이트를 공동개발하고 있으며 같은 해 8월에 바이오벤처 기업 Repugen과 인공항체 플랫폼 기술인 리피바디를 개발하여 유망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향후에도 바이오벤처 지분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녹십자홀딩스는 2015년 5월에 미국 바이오 벤처회사인 유벤타스 세라퓨틱스사에 포스코 계열 투자기관인 포스코기술투자와 공동으로 750만달러를 투자했다. 유벤타스는 체네 줄기세포 유도 유전자를 이용한 심혈관 질환 유전자 치료제(JVS-100)가 현재 임상 2상 시험 중이다.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를 M&A했다. 2015년에 한올바이오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30.1%(특수관계인 포함시 37.6%)를 확보하며 실질적인 대주주로 자리잡을 것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이 M&A한 이후 현재 신약개발 이슈로 주가가 급등하여 시가총액이 1조원대로 커졌다. 대웅제약은 R&D를 보강하고 한올바이오파마는 취약한 마케팅을 보강하게 된 성공적인 M&A로 평가되고 있다. 이 경우에는 지주사가 아니라 사업자회사 대웅제약이 주체가 되었는데 사업시너지 측면에서 이러한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약 지주사 투자가치와 프리미엄

▶ 제약 지주사의 지분가치 상승 전망

한국 중화학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투자매력이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서 투자주체의 자금동원력은 확대되었지만 대규모로 좋은 투자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 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성장성 높은 제약바이오에 대한 투자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삼 성그룹, SK 그룹 등 대기업의 제약/바이오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KT&G, CJ 그룹 등 도 제약계열사 투자에 관심이 높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약 지주사는 매력 있는 투자대 상이다. 특히 대기업 입장에서 제약 지주사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중요할 수 있다. 과거와 같이 경영권 피승계자에게 작은 유망 벤처기업을 만들어 주고 일감을 몰 아주어 지분가치를 높여서 경영권을 승계하던 구도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2 세로 경영권이 승계되려면 2 세간 지분 분산, 상속세 부담 등으로 경영권 유지가 취약 해 질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보면 제약 지주사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반 제조업 지주사는 대부분 순자산 대비 할인된 상태에서 주가가 형성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제약 지주사는 프리미엄을 받는 경우 가 대부분이다. 이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성장성과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에 기반한 경영 권 프리미엄으로 평가할 수 있다.

▶ 제약 지주사 기업가치 평가

제약 지주사의 기업가치는 4 가지로 나누어서 평가해 볼 수 있다. 이중 직접적인 것은 사업가치와 자회사 보유지분 가치, 그리고 신약 Pipe line 에 대한 지분가치다. 또한 마 지막으로 다소 막연하지만 미래 성장 잠재력에 대한 프리미엄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첫째, 사업가치이다. 제약 지주사가 브랜드로열티, 신약관련 로열티 수입, 경영자문료, 배당금, 사업매출 등으로 창출하는 기업가치이다. 사업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평가 방 식이 있겠지만 제약사업의 경우에는 대부분 PER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일반적인 R&D 기반의 의약품 영업매출의 경우 순이익에 PER 20 배 이상을 부여할 수 있을 것 이다.

둘째, 계열사 지분가치 평가이다. 계열사 지분가치는 상장회사의 경우 주가로 평가하면 된다. 그러나 비상장의 경우 사업의 내용이 투명하게 공시된 계열사는 사업성격에 맞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규모 지분에 대해서는 장부가로 평가하는 것도 한 방법 이다.

셋째, 신약 Pipe line 에 대한 지분가치이다. 예를 들어 한미사이언스 주가에는 신약 기 술수출에 대한 수수료수입 배분가치가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향후 지주사가 R&D 기능을 보유하고 R&D 비용을 부담했을 경우 해당 신약 Pipe line 에 대한 지분 이 있고 그만큼 기업가치평가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일부 제약 지주사에 해 당되는 이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경우가 증가할 것이다.

넷째, 미래 성장 잠재력에 대한 가치이다. 향후 지주사는 성장성 있는 바이오벤처 투자 나 가치 있는 제약관련사업에 대한 M&A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이 부분은 평가가 어 렵고 주관적인 잣대가 많이 개입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형식으로든 이런 부문에서 경 쟁력과 잠재력이 큰 제약 지주사의 경우에는 프리미엄 형태라도 평가해서 기업가치에 반영해야 한다.<자료제공:SK증권>

박병우  bwpark0918@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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