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상장 제약·바이오 공모주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오는 23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피씨엘과 28일 상장하는 신신제약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예상보다 낮은 경쟁률로 인해 공모가를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공모 청약률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최근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공모주가 상장일부터 주가가 급락하는 일이 잦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증시관계자들의 조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성공적인 공모주 선별 기준으로 ① 증시 상황이 좋은가 ②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1을 넘는가 ③ 보호예수 주식 물량이 많아 상장 직후 유통물량이 적은가 하는 3가지 조건을 꼽고 있다.

최근 제약·바이오 주가 동향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판단되지만 피씨엘이나 신신제약의 청약경쟁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중 체외진단 전문기업 피씨엘은 지난 8~9일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6.61: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233개의 기관투자자 신청주식수 중 60.31%가 8,000원~10,500원대에 신청하여 공모가를 8,000원으로 확정했다.

당초 희망공모가 밴드는 10,500원~13,000원 이었으나 경쟁률이 낮아 희망공모가 밴드 하단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공모가가 결정됐다.

13~14일 있었던 일반인 대상 공모 청약은 경쟁률 2.01:1로 간신히 공모에 성공했다.

상장 후 즉시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은 39.49%이다. 그러나 1개월 이후 보호 예수가 풀리는 물량이 10.11%이며, 3개월 후 풀리는 물량도 5.99%에 달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신신제약은 피씨엘에 비하면 성공적인 공모였다. 기관 수요예측 결과는 40.88: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공모가 희망밴드 5,900~6,700원 하단을 벗어난 4,000원~4,500원대에 총 신청수 442건의 55.95%가 신청했다.

이에 신신제약은 4,5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하고 16~17일 일반공모를 진행했다. 일반 공모 청약률은 72.51:1을 기록하며 IPO를 통해 146억2,000만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조달된 자금은 세종시에 마련하는 신공장 건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신신제약의 상장 후 즉시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은 33.56%이다. 3개월 이후 보호 예수가 풀리는 물량은 0.64%이고 6개월 후 보호예수가 풀리는 물량은 61.4%이지만 최대주주 보유분이다.

지난 2개월 이내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는 공모가에 비해 크게 하락한 상태이다. 12월 6일 상장한 신라젠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75:1에 일반공모 청약경쟁률은 172.51:1이었지만 주가가 공모가 대비 38.67% 하락했다. 신라젠의 경우는 상장 후 즉시 유통 가능 주식비율이 65.32% 달해 ‘오버행’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12월 7일 상장한 애니젠은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94:1에 일반공모 청약경쟁률은 812.5:1이었고 즉시 유통 가능 주식비율은 58.19%였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 대비 32.78% 떨어졌다.

유바이오로직스는 1월 24일 상장했으며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31:1에 일반공모 청약경쟁률은 10.55:1 이었고 즉시 유통 가능 주식비율은 43.09%였다. 유바이오로직스 주가는 공모가 대비 26.67% 하락했다. 최근 상장한 3기업의 주가는 공모가 뿐만 아니라 상장 첫날 시초가에 비해서도 20~30% 정도 하락했다.

한 투자증권업계 관계자는 “신규 상장 기업의 경우 낙폭과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통상 보호예수가 끝나는 1~3개월 사이 주가는 저점을 형성했을 때 투자 시점을 잡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한편 미생물 진단 기업 아스타는 코스닥 상장 일정이 3월로 또 연기됐다. 바이오주에 대한 투심악화를 이유로 지난 연말 한 차례 연기한데 이어 두 차례 연기 소식이다. 최근 중국 기업과 대규모 수출계약을 체결한 게 원인으로 이번 계약항목을 수정해 넣은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당초 20~21일로 예정됐던 수요예측이 다음달 6~7일로 연기됐다.

아스타는 최근 중국 포선그룹에 5년에 걸쳐 600억 원 규모 미생물 진단 시스템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자본금이 30억 원 대에 불과한 비상장 바이오기업으로서는 호재다. 효력발생일 전에 이 같은 계약이 체결되자 정정신고서 제출이 불가피했다. 상장주관사인 키움증권도 대규모 계약 추진은 알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빠른 체결로 예상치 못 했다는 설명이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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