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도 저물어간다.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한해’라는 말이 어울리는 금년이었다. ‘丙申年’ 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한 해였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많은 기관, 언론들이 7대뉴스, 10대뉴스 등을 발표하고 있듯이 팜스탁에서도 제약·바이오 주식 전문 언론이라는 특성에 맞게 독자들이 많이 읽어본 기사들과 검색 순위를 통해 ‘제약·바이오 10대 핫 키워드’를 선정했다.

팜스탁이 선정한 10대 키워드로는 ‘한미약품’, ‘IPO',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금리 인상’, ‘탄핵’, ‘지주사 전환’, ‘균주 논란’, ‘증권 시간 연장’, ‘공매도’가 있다. 그 중에서도 역시나 Top 키워드는 ‘한미약품’이었다.

◆ 한미약품에 웃고 한미약품에 울다

올 한해 제약·바이오 주식시장의 최대 화두는 ‘한미약품’이었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사상최대 기술 수출로 제약·바이오 열풍을 이끌었다면 올해는 개발중단, 임상지연, 늑장공시, 정보유출 논란 등으로 제약·바이오 주가 동반 하락을 불러왔다.

베링거잉겔하임에 기술수출했던 신약의 임상개발이 중단되어 9월 30일 계약이 해지되고 늑장 공시했다는 의혹과 계약해지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논란은 검찰 수사 결과 일부 사실로 밝혀졌다. 이러한 사태는 신약 개발에 대한 시장 전반적인 신뢰도를 저하시켜 바이오 주가의 하락을 가져왔다.

제약·바이오주의 조정 이면에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재평가’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공교롭게도 한미약품, 유한양행, 녹십자 등 빅3들이 최근 기술수출, 임상실험 중단 등이 겹치며 파이프라인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었다.

한미약품은 지난 9월 30일 베링거잉겔하임의 폐암신약개발 중단에 이어 10월 28일 사노피에 기술 이전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이 ‘생산일정 지연’으로 2017년으로 연기된다고 밝혔다.

또 12월 7일에는 얀센 대상 기술 수출한 당뇨/비만 치료제 JNJ-64565111(HM12525A) 임상 환자 모집 일시 중단 이슈로 다시 주가 급락을 초래했다. 한미약품은 개발 중단이 아니라고 해명했음에도 신약개발에 대한 리스크가 재부각되며 제2의 한미약품 사태로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자아냈다.

유한양행도 지난 10월 27일 차세대 신약으로 주목 받은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전격 중단했다. 유한양행은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YH14618’의 국내 임상시험 2상 결과가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 치료제 개발을 이해 약 100억원 규모를 투입한 바 있다. 하지만 치료 효과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자 신약개발 경쟁에서 기권을 선언한 셈이다.

녹십자도 유전자 재조합 A형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10월 13일 밝혔다. 예상보다 임상시험이 길어지면서 추가 투자비용이 증가한 데다 희귀 질환의 특성상 신규 환자 모집도 더디게 진행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신약개발 특성상 임상 중단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임상 난항은 일상다반사다. 신약 개발은 긴 호흡이 필요하다. 앞으로 투자자들은 이러한 점을 간과한 채 신약개발 또는 기술 수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주식 상승에 투자하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제약사들도 이번 한미약품 사태를 계기로 신약개발을 통한 진정한 성장이라는 새로운 목표로 체질개선에 나서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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