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동부증권이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36만원으로 내린데 이어 14일 HMC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40만원으로 내려 눈길을 끌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내리는데 곧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9월 말 한미약품이 베링거잉겔하임에 기술수출했던 계약이 해지되고 늑장공시했다는 파문 이후 증권사들은 90~100만원 이었던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50~70만원대로 낮춘데 이어 다시 경쟁적으로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의 경영 환경이 바뀌면 기업가치의 변동에 따라 목표주가를 바꾸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목표주가 변동 사유로 내세우는 원인이 옹색하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증권사들이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내리는 이유로 임상시험 성공률을 보수적으로 재평가했다는 점을 들었지만 지난 10월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내릴 때 대었던 이유도 임상시험 성공률을 보수적으로 평가했다는 항목이어서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다.

동부증권은 7일 목표주가를 73만원에서 36만원으로 낮추면서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던 퀀텀프로젝트의 임상일정이 지연된 점과 얀센에 기술수출한 당뇨/비만 신약의 임상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들며, 임상 단계별 성공률을 감안하여 재평가했다고 밝혔다.

14일 HMC투자증권은 한미약품에 대한 목표주가를 56만원에서 4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단계별 개발 성공 확률을 구체적으로 하향 재조정한다고 발표했다.

HMC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신약 개발 단계별 성공확률을 전임상 10%, 임상 1상 30%, 임상 2상 40%, 임상 3상 50%, 허가신청 100%에서 각각 14.7%, 14.7%, 24.3%, 55.2%, 허가신청 80.0%로 재조정한다”며 “임상 성공률을 보수적으로 재평가했다”고 밝혔다.

한 증시 관계자는 “증권사 기업리포트는 투자자들이 기업에 투자할 때 지표가 되는 중요한 기초자료인데 증권사들이 향후 증시를 예측하여 선제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주가에 꿰맞추는 경향이 있다”며 비판했다.

한편, HMC투자증권은 한미약품이 당뇨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퀀텀프로젝트)와 비만·당뇨치료제 ‘HM12525A’ 등 파이프라인 2건이 연말 중 임상 다음 단계로의 진행이 기대됐으나 연기되면서 마일스톤(기술료) 수취도 연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RAF억제제 ‘HM95573’의 계약금이 올 4·4분기 중 반영될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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