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투자운용 지침인 BM(벤치마크) 복제율을 내년 초부터 폐지하고 중장기 투자 지침을 새로 마련하면서 제약·바이오주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BM복제율에 따라 대형주 위주로 편식하던 위탁운용사들이 새로운 투자 지침에 따라 중소형주를 편입할 수 있게 되면서 그동안 낙폭이 과도했던 중소형주, 특히 제약·바이오주의 보유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위탁운용사들에게 BM복제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8월 이후로는 해당 정책을 강화했다. 이로 인해 기관투자자들은 가이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중소형주의 비중을 줄이고 대형주를 사들이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제약·바이오 업종이 크게 타격을 받아왔다.

금년 하반기 제약·바이오 주가는 하락세였고 9월 말 한미약품 늑장공시 사태 이후로는 거의 30% 급락했다. 이러한 급락장세 속에서 주가를 받쳐줘야 할 기관투자자들도 매도에 가담하여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불만을 받았다.

실제로 국민연금 또한 8월 이후 제약·바이오 업종 보유 지분을 꾸준히 줄여왔다. (하단 표 참조) 국민연금은 한미약품을 꾸준히 매도하여 지분율이 9.78%에서 7.10%로 2.68%p 감소했으며, 동아에스티는 2.11%p↓, LG생명과학은 3.03%p↓, 환인제약 2.19%p↓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의 보유 지분율이 낮아졌다.

이러한 불만을 반영하듯 국민연금은 12일 국내주식 운용사에 운용 지침으로 제시되던 BM 복제율 가이드라인을 없애고, 운용사 평가를 장기수익률 중심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BM복제율 정책을 과감히 폐지하고 내년부터 중장기 투자 지침을 새로 마련하면서 그동안 하락이 과도하게 이루어졌던 제약바이오주의 보유 비중을 늘릴수 있게 되면서 주가 반등이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또 국민연금의 BM 복제율 폐지와 새로운 투자 기준은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한 기타 연기금에서도 비슷한 투자 전략 변화를 초래할 전망이다.

BM(벤치마크) 복제율은 국민연금이 자산 위탁 운용사의 성과를 비교 평가하는 기준지표·가이드라인이었다. 앞서 국민연금은 벤치마크 복제율 강화정책의 일환으로 자산운용사에 대형주형은 벤치마크(비교평가 대상으로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 등) 지수의 50% 이상, 사회책임투자와 가치주형은 60% 이상, 중소형주형은 20%이상을 복제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었다.

하지만 운용사들이 가이드라인을 충족하기 위해 복제율이 낮은 중소형주 등을 매도하면서 중소형주 붕괴를 가져왔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번에 새로 개편한 정책의 주 내용은 위탁운용사의 자율성을 높이고 중장기 수익률과 사후평가를 강화한 것이다. 수익률 평가기간은 기존 1년에서 3년과 5년 수익률로 각각 50:50으로 중장기 투자성과로 변경했다. 위탁운용사의 수익률 배점 60점은 20점으로 낮추고 대신 질적평가를 반영한 새로운 지표 39점을 배정했다. 또한 시가 총액 1천억원 이상, 연매출 300억원 이상, 일 평균 거래대금 5억원 이상 종목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규정도 폐지하여 위탁운용사들의 자율성을 강화했다.

당초 BM 복제율 정책은 기금운용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제시됐지만 위탁운용사들이 가이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대형주만을 편식함으로써 중소형주, 특히 코스닥 시장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제약ㆍ바이오주의 하락을 가속시켰다. 따라서 이번 BM폐지로 그동안 낙폭이 과대했던 제약·바이오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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