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제약사 - Good to Great

● 국내 중견제약사들의 주요 특징은 R&D 투자비중 확대, 대형사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 순 현금 지속,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발을 통한 파머징 시장 수출 주력 등. 평균 밸류에이션 12배, 배당수익률 1-2%. 여기에 성장동력까지 더해지며 투자 매력도 상승

● 원료의약품은 선진국 GMP 실사 강화 가운데 최대 생산지인 인도와 중국의 품질문제 대 두, 일본의 제네릭의약품 사용 확대는 추가 매출 창출 기회

● 보령제약을 중소형 제약업종 Top pick으로 추천

WHAT’S THE STORY

중견제약사, 도약을 위한 변화의 시기

국내 중견제약사들의 현황과 전략 점검을 통해, 향후 2-3년간의 Time frame에서 1) 매출성장 잠재력이 높거나, 2) 꾸준한 현금창출로 배당매력이 있는 업체를 선별해 투자를 추천. 국내 중견제약사의 특징은 1) 내실경영을 통한 평균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유지, 2) 높은 현금보유율과 배당수익률, 3) 개량신약 혹은 제네릭 제품 개발을 통한 파머징 시장 진출 주력, 4) OTC, 건강기식품 및 미용 등의 비급여 사업에도 활발게 진출, 5) 3-4세 오너로의 세대교체 진행 중.

밸류에이션 매력 상승

기술수출 해지, 임상중단, 투자자 센티멘트 약화 등으로 국내 대형제약사들의 밸류에이션은 연초 평균 28배에서 현재 21배로 하락. 국내 중견제약사들은 평균 16배에서 12배로 하락. 배당수익률 대형제약사 평균 0.9%, 중견제약사 1-2% 수준인데 일부 무상증자 감안시 높은 주주환원률. 여기에 성장동력까지 더해지면서 투자 매력도 상승. 인도와 중국 생산업체의 품질문제 대두: 전세계 API (원료의약품) 생산의 70% 이상을 담당고 있는 인도 · 중국을 둘러싼 연이은 품질관리 이슈 대두. FDA, EMA 등 선진국 중심으로 최근 몇 년간 해외공장에 대한 GMP 실사 강화. 저품질 업체간 구조조정 진행 중. 생산설비, 품질관리, R&D 측면에서 역량 높은 한국 API 업체들의 상대적 매력 부각.

일본 제네릭 침투율 가속화

한국의 최대 API 수출처이자 전세계 3위 의약품 시장인 일본은 2020년까지 제네릭 사용비중 80% 목표로 강력한 제네릭 의약품 촉진책 전개. 글로벌 제약사들의 일본 제네릭 시장 선점경쟁 본격화. 한국 API 업체들의 경우 지리적 근접성, 높은 수준의 생산설비,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산단가가 장점. 일본시장에서 오랜 공급 경험 있는 업체 위주로 관심 필요.

중소형 제약업종 Top pick - 보령제약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중심으로 뚜렷한 성장 전략을 제시고 있는 보령제약(BUY, 목표주가 73,000원)을 국내 중소형 제약업종 Top pick으로 제시. 2020년 카나브 Family 연매출 2,000억원 목표. 올해 출시한 신규 카나브 복합제 2종의 내년 매출성장 본격화 전망. 원료의약품 중에서는 다양한 글로벌 신약 개발사를 잠재 고객으로 보유한 에스티팜(BUY, 목표주가 58,000원)을 추천.

성장에 베팅할 것인가, 배당의 여유를 즐길 것인가 Good to Great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률 10%의 허들

순수 지주사와 바이오의약품 전문업체를 제외한 국내 주요 22개 상장 제약사 중 2015년 매출액 5,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업체는 총 6개사(한미약품, 녹십자, 유한양행, 대웅제약, 동아ST, 종근당)에 불과gk다. 이 중에서도 한미약품만이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기록했다. 매출액 5,000억원 미만의 제약사들은 영업이익률이 낮게는 2%대부터 15% 이상으로 업체별로 차이가 큰 편이다. 매출액 5,000억원 미만, 영업이익률 10% 이상(아래 그림 2사분면) 업체들의 특징은 1) 내수비중 높고 의원급 영업 중심(삼진, 대원, 환인), 2) ETC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위주 (유나이티드제약, 삼진제약, 대원제약), 3) 그밖에 OTC, 에스테틱, 의료기기, 건강기식품 등의 다양한 사업도 확대 중이다(휴온스, 동국제약). 반면, 매출액 5,000억원 미만, 영업이익률 10% 이하 (아래 그림 3사분면) 업체들의 특징은 1) 신약 개발 또는 해외 수출확대에 중점을 두고 R&D 나 설비증설 등에 대한 투자부담 있지만, 그만큼 높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 또한 존재한다(보령제약, 일양약품, JW중외제약). 2) 또한 일부는 지주사 전환 또는 그룹 조직개편 등을 통해 사업을 재정비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일동제약, LG생명과학).

내수시장은 2010년 이후 성장 정체, 수출은 꾸준히 증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생산-수출+수입)는 18.9조원으로 추산된다.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9.0%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나 이후 5년간 거의 성장이 없이 비슷한 시장규모를 유지고 있다. 의약품 생산액과 수입액의 성장세는 둔화된 반면, 수출액은 꾸준한 성장을 지속했다. 2004-2010년 생산액, 수입액 수출액은 각각 연평균 8.3%, 13.1%, 13.9%, 성장했으나, 2011-2015년 생산액, 수입액, 수출액은 연평균 1.5%, 1.4%, 13.5%, 성장 하였다. 2009년 이후 약가인, 리베이트 규제 등으로 내수영업이 위축되고, 한편으로는 꾸준히 R&D 역량을 쌓으면서 수출경쟁력을 확보한 제약사들이 해외진출을 통해 매출성장을 지속했다.

의약품 수출은 2014년 이후 다시 완제의약품이 주도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작년 의약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17.4% 증가한 32.4억달를 기 록했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의 의약품 자료는 완제, 원료, 의약외품만을 고려한 수치이므로 기타 마약, 한외마약, 항정신성의약품을 포함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치와 다소 차이가 있다). 품목별로 보면, 완제의약품 수출액은 2009년까지 20% 안팎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다가 2010-2013년에는 크게 둔화되었고, 다시 2014년부터 20% 이상 성장률을 회복하고 있다. 원료의약품의 경우 수출액 성장률은 10% 안팎으로 완제대비 낮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 하고 있다. 의약외품은 금액자체가 작아 수출액 성장률의 변동폭이 큰 편이다. 전체 수출액 중 완제의약품 비중은 1999년 17.8%에서 2015년 51.4%로 크게 증가했다. 원료의약품 비중은 동기간 71.0%에서 39.6%로 감소했고, 의약외품 비중은 다소 변동이 있었지만 대체로 10% 미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견 제약사의 안정적인 매출성장,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 부각

국내 22개 주요 제약사의 합산매출액은 2005년 4.5조원에서 2015년 10.7조원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8.6% 증가했다. 동기간 상위 7개사의 합산 매출액은 2.4조원에서 5.96조원으로 연평균 9.4% 증가였고, 기타 15개사의 합산 매출액은 1.9조원에서 3.8조원으로 연평균 7.4% 증가하였다. 전체 22개사 매출액 중 기타 15개사 비중은 2014년까지 40% 초반대를 유지하였으나, 작년에 40% 이하로 감소했다. 매출액 증가율로 보면, 상위 7개사의 경우 2012년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 다시 플러스(+)로 빠르게 돌아서며 작년에 18.2%를 기록했다. 기타 16개사 합산 매출액은 지난 10년간 단 한번의 역성장 없이 꾸준히 성장했고, 작년에는 9.3%의 성장률을 시현했다. 한편 2015년 상반기에는 한미약품 기술수출 효과로 인해 중견제약사 중에서도 1)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거나 2) 해외 수출증가가 기대되는 업체들 위주로 시가총액의 동반 급등을 경험했다.

중견제약사의 현황과 성장전략

국내 중견제약사의 R&D 투자, 수익성, 재무구조, 밸류에이션 현황을 대형제약사와 비교해보기 위해 먼저 매출액, 시가총액, 사업분야, 정보공개 수준 등을 고려해 7개사(보령제약, 일양약품, 삼진제약, 대원제약, 유나이티드제약, 동국제약, 환인제약)를 선정하였다. 국내 중견제약사 7사는 1) 2010-2012년에 약가인하 등으로 잠시 매출 성장정체 시기를 겪었으나, 2013년부터 다시 성장세를 회복하였다. 또한, 2) 내실경영을 통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은 계속 유지하면서, 3) 지난 2012년 이후 순현금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일양약품 제외시). 4) 파머징 시장 타겟의 개량신약 혹은 제네릭 제품을 5) 임상후기단계에 기술수출하거나, 완제품을 공급하는 수출계약을 통해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1) R&D 투자: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전반적인 확대추세

국내 주요 14개 제약사의 매출대비 R&D 투자비중은 지난 2005년 7.0%에서 2015년 11.2%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매출액이 3.0조원에서 7.3조원으로 연평균 10.2% 성장하는 동안, R&D 지출액 (비용처리+자산화)은 동기간 2,130억원에서 8,130억원으로 연평균 16.0%의 빠른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2011-2012년 사이 R&D 투자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했는데, 이는 1) 2012년 일괄 약가인하에 따른 단기간 매출 감소와 더불어 2)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에 따른 연구개발비 상승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제약사 7개사의 R&D 투자비중은 2005년, 2015년 각각 7.9%, 12.1%로 4.2%pt 상승했다. 중견 제약사 7개사의 R&D 투자비중은 동기간 3.9%에서 6.7%로 2.8%pt 상승했다. 기업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매출대비 R&D 투자비중은 업계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2) 영업이익률: 중견제약사 안정적 두 자릿수 유지

R&D 투자액은 점점 증가하는데 비해, 수익성은 2012년까지 하락세를 지속했다. 국내 14개 주요 제약사들의 영업이익률은 2005년 11.8%에서 2012년 7.6%으로 급격히 감소했다가 2015년 9.8%를 기록하면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지난 10년간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대형 제약사가 6.5%, 중견제약사가 10.9%로 중견제약사가 조금 더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로 보면, 대형제약사는 2005년과 2015년 각각 12.2%에서 9.3%로 감소했고, 중견제약사는 10.5%에서 11.6%로 계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대형제약사의 낮은 영업이익률의 이유는 1) 높은 R&D 투자와 마케팅 비용, 2) 정부 약가정책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ETC (처방의약품) 비중이 높고, 3) 종합병원 위주의 영업으로 워낙 품목수가 많고 마진이 낮은 도입상품 판매도 병행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중견제약사의 경우 1) 낮은 R&D 비중과 적은 고정비 부담, 2) 로컬의원 중심의 영업으로 특정질환 타겟 의약품에 특화되어 있으며, 3) OTC 및 건강기능 식품, 에스테틱 등의 비급여 시장에도 활발히 진출해 있어 높은 수익성 유지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3) 재무구조: 중견제약사 2012년 이후 순현금 지속 (일양약품 제외시)

중견제약사의 경우 1) 매년 두 자리수의 양호한 영업이익률과 2) 낮은 R&D 투자비중 때문인지 재무구조가 대형제약사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2012년 이후 순부채 비율이 빠르게 낮아지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신약 개발중심의 일양약품을 제외면 이미 2012년에 순현금으로 전환했다. 대형제약사의 경우 최근 약 5년간 순부채 비율 5-10% 사이를 유지고 있다. 대형제약사 그룹의 연간 CAPEX 합계는 2007-2014년 2,000-3,000억원 수준을 계속 유지하다 작년에 90% 가까이 증가한 5,517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이는 한두 업체의 일회성 증설효과라기보다 동아에스티를 제외한 6개사가 모두 CAPEX를 전년대비 70~126% 확대했기 때문이다. 반면 중견 제약사는 2010년 이후 2012, 13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80-90억 수준의 CAPEX를 유지하고 있다.

4) 밸류에이션: 높은 Valuation gap 지속, 중견제약사의 P/E 하락원인은 EPS 상향조정

11월 말 현재 중견제약사 6개사(일양약품 제외)의 Forward P/E는 평균 11.9배로, 대형제약사 5개사 평균 24.4배(한미약품, LG생명과학 제외시 21.2배)의 약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내수비중이 높고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이 부족한 중견제약사의 경우 대형제약사에 비해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중견제약사 대비 대형제약사의 P/E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2015년 초 10% 초반에서 16년 1분기 말 80%으로 크게 확대된 후 현재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반기 기술수출 계약해지와 임상실험 중단소식, 국내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투자 센티멘트 약화로 대형제약사와 중견제약사의 Forward P/E는 각각 YTD로 25.7%, 22.4% 하락한 상황이다. 대형제약사의 경우 시가총액 하락폭이 Forward EPS 추정치 하락폭 보다 훨씬 컸다. 반면, 중견 제약사의 경우 시가총액은 7.7% 하락한 반면 EPS 컨센서스는 24.4% 상승했다. 다시 말해 중견제약사 P/E 밸류에이션 감소는 이익 추정치 증가에도 주가는 오히려 소폭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5) 세대교체: 고령의 창업주, 오너 2-4세의 경영참여 확대

국내 제약사는 유한양행과 종근당을 제외면 대부분 오너의 직접경영 형태를 띠고 있다. 1세대 창업주가 70세 이상의 고령인 경우가 많아 오너 2-4세도 회사의 주요 보직을 맡아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녹십자, 일동제약, 한미사이언스 등이 기존 공동대표 체제에서 오너 2-4세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년 7월부터 지주회사 자산요건을 기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조정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어 지주사 전환의 문턱은 한층 더 높아진 상황이다. 올해 일동제약, 휴온스 등이 이미 지주회사로 전환했으며, 보령제약과 제일약품도 지주사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생명과학은 내년 1월 1일자로 LG화학에 흡수합병될 예정이다. 제약바이오 기술의 패러다임 변화, 글로벌 빅파마들의 대규모 인수합병 진행, 정치 ·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의 세대교체 및 경영체제의 개편이 앞으로 국내 제약산업 전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찾는 기회 ‘퀄리티’ 있는 API가 필요하다

처방의약품 시장과 CMO 수요의 견조한 성장

원료의약품이란 신약 및 제네릭 완제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한 원재의 총칭으로 사람에게 투여가 용이하게 제제하기 바로 전단계의 의약을 지칭한다. 일반적으로 약효의 성분을 갖는 주성분, 즉 API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와 약효를 나타내지 않는 보조성분으로 구분된다. 글로벌 API 수요는 1) 처방의약품 시장의 견조한 성장; 2) 글로벌 제약사들의 의약품 생산 아웃 소싱 증가로 안정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Frost & Sullivan에 따르면, 글로벌 API 시장은 2008년 910억달러에서 2020년 1,900억달러까지 연평균 6.3%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글로벌 처방의약품(제네릭, 희귀의약품 및 기타 처방약) 시장은 동기간 6,500억달러에서 9,960억달러로 연 평균 3.6%씩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2016-2020년 사이에는 희귀의약품 시장이 연평균 12.5%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처방의약품 시장의 빠른 성장(2016-2020년 연평균 6.4%)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릭 처방액 또한 동기간 연평균 6.6%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편, 글로벌 제약사들은 비용절감과 R&D 집중을 목적으로 의약품 생산을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에 아웃소싱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신약 특허만료와 약가 인하, 의약품 품질 및 안전기준 강화,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으로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진 생산공정 등으로 인해 글로벌 의약품 CMO 시장은 2008년 212억달러에서 2018년 598억달러로 연평균 10.9%씩 꾸준하게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API 최대 수출처는 일본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원료의약품 수출액은 11.7억달러로 전년대비 9.0% 성장하였다. 불과 10년전 4.5억달러였음을 감안하면, 10년간 연평균 11%씩 성장한 셈이다. 최대 수출국은 일본으로 10년간 계속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에 전체의 약19%인 2.4억 달러어치를 일본으로 수출했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가 제시하고 있는 올해 원료의약품 수출목표액은 전년대비 9.9% 증가한 14억달러이다. 일본은 한국 API 업체들에게는 든든고 꾸준한 수요처이다. 일본향 원료의약품 수출액은 2014년을 제외하고 최근 5년간 연평균 7-8% 성장했다. 일본 정부가 의료비 절감을 위해 2020년까지 제네릭 의약품 점유율 80%를 목표로 하고 있어 한국의 원료의약품 수출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16년 4월 기준 약 50여개 한국업체가 총 300여개의 원료의약품을 일본 DMF (Drug Master File)에 등록했는데, 경보제약이 52개로 가장 많은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참고로 작년에 원료의약품 수출액 기준 2위를 기록한 아일랜드의 경우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전년대비 185.9%, 75.4%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는데, 이는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 적 제약사의 C형간염치료제 원료의 수요급증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정부, 2020년까지 제네릭 사용비중 80% 목표

전세계 3위 의약품 시장인 일본에서는 급증하는 의료비 억제를 위해 2007년 말 제네릭 의약품 사용 촉진책이 강화되었다. 주요내용은: 1) 2012년까지 제네릭 사용비중을 30%로 확대할 것이며, 2) 처방전에 '제네릭약으로 변경불가' 항목을 추가해 의사의 서명이 없을 시에는 제네릭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네거티브 방식), 3) 약국에 제네릭 의약품 비축에 대한 추가 인센티브 제공, 4) 일반대상 각종 캠페인 활동을 통해 제네릭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한다는 계획 등이었다. 시행초기에는 효과가 미미했지만 이후 매 1-2년마다 새로운 정책과 목표가 제시되면서 제네릭 의약품 사용률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9년 35.8%에 불과했던 일본의 제네릭 수량 점유율은 2013년 46.9%, 2015년 58.9%로 빠르게 증가했다. 2015년에 새로 발표한 제네릭 사용률 목표는 ‘2017년 중반까지 70% 이상, 2018년-2020년도 말 사이 80% 이상’으로 상향조정 되었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제네릭 의약품 시장규모는 2012년 9,315억엔에서 2017년 1조4715억엔으로 연평균 9.6%씩 성장할 전망이다. 제네릭 의약품 사용확대로 일본정부는 연간 1조3,000억 엔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규 각축장, 한국 원료의약품 업체들에게도 기회

일본 제네릭 시장 성장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의 일본시장 진출은 이미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제네릭 업체인 이스라엘의 Teva를 비롯해서 인도의 메이저 제약사인 Lupin, Sun Pharma, Dr. Reddy’s도 일본 현지 제약사와의 합작사 설립 또는 인수합병을 통해 적극적인 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 일본 3대 제네릭 제약사(사와이제약, 토와약품, 니치이코)들도 2018-2020년까지 수천억 원을 투자해 생산력을 지금보다 70-80%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제네릭 시장을 두고 벌어지는 제약사들의 치열한 선점경쟁은 오히려 원료의약품 업체들에 게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한국업체들의 경우 지리적 근접성, 높은 수준의 생산 설비 및 R&D 역량, 일본보다 저렴한 생산단가 등이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일본 시장에 장기 공급경험을 통해 신뢰를 쌓고 네트워크를 확보한 업체를 중심으로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일본시장에서 큰 폭의 약가인하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인도, 중국의 원료의약품 업체들도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금액 측면에서 큰 폭의 증가보다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전세계 API 최대 생산지인 인도와 중국의 품질관리 문제 대두

전세계 API 최대 생산지는 인도와 중국이다. Pugatch Consilium에 따르면, 전세계에 판매되고 있는 의약품 API의 70-80%는 인도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 API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의약품 안전규정을 강화하고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 기준을 원재료부터 완제까지 의약품 생산의 전 밸류체인에 거쳐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 및 자금부족을 이유로 해외공장에 대한 cGMP 실사(Inspection)는 미국이나 유럽 내 공장만큼 꾸준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자국 내 공장만 2년에 1회 CGMP 실사를 받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1년 US Government Accounting Office자료에 따르면 해외의 제조공장은 7-13년에 단 1회의 실사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인도와 중국 제조업체들의 품질관련 문제 발생건수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FDA의 2010-2014년 동안의 API 관련 국가별 경고레터(Warning letter) 발행 건수를 보면, 미국이 10건인데 비해 인도와 중국이 각각 9건이나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기간 유럽 EMA의 API 관련 ‘GMP 비적합’ 판정을 가장 많이 받았던 곳도 인도 (비중 38%)와 중국(27%)이었다. 문제의 심각성에 따라 해당 생산업체는 리콜, 압수부터 수입금지, 판매허가 취소 등 강력한 조치의 대상이 된다. 또한 고객사인 다국적 제약사에게도 신뢰도 하락 및 사업전략에 차질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중대한 사항이다. 일례로 지난 2007-2008년 미국에서 무려 80여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헤파린 파동의 경우, 오염된 중국산 API를 사용한 미국 대형 제약사가 수백 건의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일본 제약사인 다이이치산쿄는 해외 제네릭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08년 에 약 5천억엔에 인도 Ranbaxy를 인수였다. 그나 Ranbaxy가 이후 계속 FDA로부터 품질관리 경고를 받고 미국수출이 어렵게 되자, 결국 지난 2014년 인도의 Sun Pharma에 지분을 다시 매각하였다.

한국과 대만의 API 업체가 대안으로 부상

전세계적으로 제네릭 의약품 사용 확대, 희귀질환 타겟의 신약 개발 활성화로 API 수요는 꾸준히 증가는데, 진정 ‘퀄리티’ 있는 API 공급자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원가절감을 위해 원료소싱과 생산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중대한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미국 FDA는 2013년 10월부터 ‘GDUFA(Generic Drug User Fee Amendment)’라는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제네릭 의약품 원료/완제 제조사 및 브랜드 업체들에게 매년 수수료를 걷기로 했다. 이로 인해 FDA에게 연간 약 2억달러의 수입이 예상되는데, 이를 의약품 허가심사 기간 단축 및 해외 생산공장 실사인력을 늘리는데 쓰겠다는 입장이다. 해외에 위치한 API 공장에 대한 실사가 점점 강화되면서 인도와 중국의 공급사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 품질관리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는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이는 단시간 내에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므로 크고 작은 업체간 인수합병을 통해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으로 진행 되고 있다. 한편, API 생산업체의 품질문제 적발에 대한 제제가 강화되어, 리콜 뿐 아니라 수입 금지, 허가취소 등 고객사인 제약사측에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API 공급 업체를 선택할 때 비용보다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향이 점차 짙어질 전망이다. 이는 한국의 API 업체들에게도 분명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다만, 서방국가 시장 내에서 인지도는 아직 인도나 중국업체 대비 약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GDUFA에 등록되어 있는 API 및 FDF 생산설비 중 한국은 단 7곳으로 인도(388곳), 중국(216곳) 과 큰 차이를 보인다. 국내 상위 API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제약사의 계열사로서 운영되고 있다. 독립적인 API업체 혹은 사업초기에 API로 시작한 제약사들보다 Non-captive 매출을 늘리는 데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들어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확대와 해외 수출 증가는 계열사인 API 업체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로 작용했다. 보다 다양한 API 제공을 위해 R&D 투자가 늘어나고, 해외 GMP 기준에 부합도록 기존 생산설비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수출전용 공장을 별도로 신축하기도 했다. 생산비용은 인도나 중국에 비해 물론 높을 수 있지만, 선진국 업체 대비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까다로운 일본시장에 오랜 기간 동안 수출하면서 지속적으로 품질관리력을 개선시켜 온 점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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