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시장 최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바이오벤쳐 신라젠이 상장 첫날 기대에 못 미친 성적표를 받았다. 근래 상장한 바이오 기업들의 잇따른 주가 하락에 이은 눈물의 신고식이었다.

신라젠이 기대에 못미친 것은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의 신약개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며 투자자들이 실적이 뚜렷한 기업을 선호하는 현상과 공모주 치고는 많은 유통물량에 대한 우려감이 현실화 된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다.

6일 코스닥시장에서 신라젠은 시초가 1만3,500원으로 시작했다. 전일 장외시장에서 신라젠은 공모가 1만5000원 보다 29% 이상 상승한 1만9350원에 거래되어 오늘의 장세에 낙관했으나 시작은 의외였다.

신라젠은 이날 장중 한때 11.48% 오른 1만5,050원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소폭 웃돌기도 했지만 시종일관 공모가 아래에서 거래됐다. 신라젠은 총 상장 주식수의 22%가 넘는 1천3백68만주가 하루만에 거래되며 주가가 시초가 대비 4.81% 내린 1만2,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공모가 1만5,000원과 비교해선 15% 가까이 낮은 수치다.

시가총액은 8,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며 코스닥 시총 순위 22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신라젠이 시가총액 1조 기업으로 평가 받을 수 있었던 건 천연두 백신으로 사용되던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개발된 '펙사벡'이라는 항암신약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기존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여러 종류의 암에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는 '플랫폼'의 특성도 가지고 있어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신라젠은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으나 금년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이 42억원에 불과하고 수년 동안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는데, 회사 측에서 흑자전환을 2020년으로 예상하고 있어 향후 4년간은 실적이 아닌 수급에 의해 주가가 변동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아직 온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신라젠의 주가 흐름에 대해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라젠 청약 증거금이 무려 2조 6,000억원에 달할 만큼 투자자들의 신라젠에 대한 기대감 크기 때문에 전반적인 시장환경만 개선된다면 주가도 기대만큼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신라젠의 수급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하여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신라젠의 전체 주식수 6,161만주 중 유통가능한 물량이 4,629만주(75.14%)로 상당히 많은 편이다. 기타 구주주가 3,689만주를 보유 중인데, 대부분 소액주주라 변동성이 큰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의 보호예수가 없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스톡옵션을 합해 958만주의 잠재적 물량이 존재하는 점도 유의하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라젠은 6일 장외시장의 삼성바이오로직스라 불리던 기대감을 반영하듯 투자자들의 매수·매도주문이 몰리며 이날 하루 1,892억원이 넘는 물량이 거래되며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 1위에 올랐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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