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주가하락에 대한 소고(小考)

Rock Bottom은 어디일까?

15년 2월부터 있었던 제약/바이오업종의 급등과 급락은 파이프라인에서 야기됐다. 이를 고려하면 1차 바닥은 re-rating 되기 전인 15년 1월 주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 당시에는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나 기대감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5년 1월 이후 KOSPI 및 해외 제약업종의 PER 변화 등을 고려해보면 현 주가에서 약 10%의 추가 하락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도 부담스럽지 않은 주가 수준이지만 10% 정도 더 하락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접근이 가능할 전망이다.

언제 다시 사야 할까?

12월 중순 미국의 금리인상이 결정된다면 서서히 비중을 늘리자는 의견이다. 다른 악재는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됐다. 제약/바이오업종의 밸류에이션이 타 업종 대비 높기 때문에 금리인상 정도가 부담으로 남아있다. 내년 다양한 바이오업체의 기술수출과 임상 중인 파이프라인의 결과 공개가 기대된다. 상위 제약사의 경우 R&D비용은 증가하겠지만 매출액 증가와 마케팅비용 감소로 실적은 16년 대비 개선될 전망이다. 주가가 충분히 하락해 부담도 크지 않다. 투자심리가 회복되면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무엇을 사야 하나?

악화된 투자심리, 사노피의 임상 지연 등이 남아 있기에 당분간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 상위 제약사 중 Top picks는 안정적인 실적이 장점인 종근당과 유한양행이다. 바이오업체는 임상 데이터가 우수하고 복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레고켐바이오, 오스코텍, 제넥신, 큐리언트를 선호한다. 저평가 종목으로는 17년 PER이 10.8배에 불과한 에스티팜을 제시하고, 시장 상황으로 대형 호재에도 주가가 하락한 코오롱생명과학과 바이넥스도 내년 주가 재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Q&A로 풀어본 제약/바이오업종 현황 및 전망

Q. 최근 제약/바이오업종 급락 이유는?

지난 6월을 고점으로 제약/바이오업종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그 이유를 크게 4가지로 본다.

첫째, 상위 제약사의 신약 개발 실패다. 가장 큰 영향은 역시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의 계약해지였으며, 유한양행의 디스크치료제, 녹십자의 혈우병치료제의 임상 중단도 부정 적이었다.

둘째, 마케팅비용과 R&D비용의 증가에 따른 실적 악화다. 연초 다수의 신제품이 출시되 며 광고선전비가 증가했고, 신약 개발 프로젝트 증가와 임상시험 진입에 따라 R&D비용이 늘어 대부분 상위 제약사의 16년 실적은 전년 대비 역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셋째,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다. 금리인상이 高밸류에이션 업종 주가에 부정적이라는 인식으로 금리인상의 우려가 불거질 때마다 제약/바이오업종의 주가는 부진했다.

넷째, 수급 이슈다. 시장의 관심이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이동하며 제약/바이오업종에 대 한 매도압력이 커졌다. 실제 연초 이후 중형주와 소형주지수는 각각 -8.7%, -2.9%를 기 록했으나, 대형주지수는 +5.5% 상승했고 특히 코스피200의 전기전자업종은 +15.1%의 우수한 주가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Q. 이제 충분히 하락했나?

빠질 만큼 빠졌다는 판단이다.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상위 6개사는 올해 고점 대비 -47.0%(코스피는 -4.7%)를 기록했으며, 연초 이후 -37.8%로 시장 대비 37.3% Underperform했다.

파이프라인 성과로 국내 제약/바이오업종이 re-rating된 시점은 15년 2월이다. 당시 화이자의 호스피라 인수로 셀트리온의 마케팅파트너가 화이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한미약품의 국내 최대 규모 기술수출로 업종 전반적인 주가 상승이 시작됐다. 현재 대부분 제약사의 주가는 15년 1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현재 제약/바이오업체 주가에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반영되지 않았다.

사실 임상 실패로 주가 하락을 야기했던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크지 않았다.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했던 폐암치료제 HM61713은 내성이 생긴 폐암환자에게 사용하는 약물이라 시장이 작다. 당사는 당시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 가치를 주당 95만원으로 추정했는데 이 중 HM61713의 가치는 주당 5.5만원이었다. 유한양행의 디스크치료제와 녹십자의 혈우병치료제 가치도 크지 않았기에 따로 밸류에이션에 반영하지 않았었다. 임상 중단 발표 직전 유한양행과 녹십자의 12개월 Forward PER은 각각 24.5배와 26.0배 로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반영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주가하락은 투자심리 악화 영향이 더 컸다. 한미약품의 연이은 기술수출로 기대가 컸던 상황에서의 임상 실패라 그 충격이 더 컸으며, 공시 지연에 대한 이슈가 하락세를 부추겼다는 판단이다.

Q. Rock bottom은 어디일까?

15년 2월부터 있었던 제약/바이오업종의 급등과 급락은 파이프라인에서 야기됐다. 이를 고려하면 1차 바닥은 re-rating 되기 전인 15년 1월 주가 수준이라 판단한다. 이 당시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나 기대감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Forward PER은 15년 1월 대비 -7.0% 하락했다. 2) 한국 제약업종과 유사한 밸류에이션 흐름을 보이는 일본 및 인도 제약업종 PER은 같은 기간 평균 -8.9% 하락했다. 3) 같은 기간 인도 제약업종의 PER(-15.1%)은 인도 시장(-10.3%) 대비 -46.3% 더 하락했다.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코스피 PER이 -7.0%일 때 한국 제약업종 PER은 -10.3%까지 가능하다.

이 3가지 경우 중 가장 보수적인 가정을 취한다면, 현 주가에서 약 10%의 추가 하락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도 부담스럽지 않은 주가 수준이지만 10% 정도 더 하락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접근이 가능할 전망이다.

Q. 15년 1월 주가가 합리적인 수준인가?

그렇지 않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녹십자의 임상 실패는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한미약품만 보더라도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을 제외해도 아직 일라이 릴리, 사노피, 얀센, 제넨텍과의 계약이 유효하다. [그림 8]에서 보듯 15년 1월 이후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이 발생했고, 기술력 있는 국내외 업체에 지분투자 혹은 기술도입이 이루어졌으며, 진행하던 임상시험을 마치고 다음 phase로 넘어가는 등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이 있었다. 따라서 15년 1월 주가에 이 가치를 반영해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Q. 이번 한미약품 이슈를 계기로 밸류에이션 방식이 바뀌어야 할까?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과 HM61713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을 때, 총 계약 규모는 7 억 3천만 달러로 8천억원을 상회했다. 하지만 받은 금액은 초기 계약금 598억원, 마일스톤 171억원으로 769억원에 그치자 시장에서는 신약의 미래가치가 아닌 실질적으로 유입 된 금액만 그 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임상이 진행될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출시된 후 개발사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매우 클 수 있기에 유입된 금액만 가치를 인정하자는 의견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주가는 미래를 선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이오업체에 대한 투자판단에도 유용하지 못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신약의 미래가치를 추정해 현재가치로 할인한 후 임상 성공률로 추가 할인하는 방식이 여전히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다만 임상 성공률을 보다 명확하고 보수적으로 적용할 필요는 있다. 각 기관마다 발표한 임상 성공률이 상이하고, 같은 임상단계라 하더라도 적응증에 따라 성공 확률은 최대 5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최대한 낮은 수치를 적용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 판단한다.

또한 한미약품의 HM61713 실패 사례와 같이 경쟁약물의 현황을 파악하고, 레고켐바이오의 항생제 경우와 같이 파트너사의 R&D전략 변화도 항상 염두에 두며 투자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Q. 그럼 언제 제약/바이오주를 사야 할까?

당분간 기다렸다가 12월 중순 미국의 금리인상이 결정된다면 서서히 비중을 늘리자는 의견이다. 다른 악재는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됐다. 제약/바이오업종의 밸류에이션이 타 업종 대비 높기 때문에 금리인상 정도가 부담으로 남아있다. 연초 이후 금리인상 우려가 있을 때마다 주가는 부진했고, 실제 FOMC 회의 D-5일 동안의 주가를 살펴보면 기술수출 기대감이 있었던 9월을 제외하고 항상 시장 대비 Underperform을 기록했다.

내년 다양한 바이오업체의 기술수출과 임상 중인 파이프라인의 결과 공개가 기대된다. 상위 제약사의 경우 R&D비용은 증가하겠지만 매출액 증가와 마케팅비용 감소로 실적은 16년 대비 개선될 전망이다. 주가가 충분히 하락해 부담도 크지 않다. 투자심리가 회복되면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Q. 추가적인 악재는 없나?

한미약품이 작년 11월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퀀텀프로젝트의 임상이 지연되고 있다. 한미 약품은 이 이유를 생산 이슈라고 밝혔고, 사노피도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that is due to a manufacturing issue’ 라며 임상이 2017년으로 지연됐다고 짧게 언급했다. 생산 이슈가 무엇인지 양사는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임상개시가 더 지연되거나 실패한다면 제약/바이오업종에 매우 큰 악재가 될 것이다. 마일스톤이 5조원으로 국내 기술수출 사례 중 당연 최대 규모였으며, 마케팅파트너인 사노피가 당뇨치료제에 강하기에 퀀텀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17년 초 사노피가 퀀텀프로젝트의 임상을 개시한다면 리스크 해소 및 주가 상승의 트리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Q. 그럼 무엇을 사야 하나?

악화된 투자심리, 사노피의 임상 지연 등이 남아 있기에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 상위 제약사 중 Top picks는 종근당과 유한양행이다. 종근당은 3Q16 어닝스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4분기도 타사 대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당장 예상되는 파이프라인 이벤트는 없지만 다수의 임상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R&D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유한양행은 최근 디스크치료제의 임상 중단으로 과도하게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이 매력적이고, 오스코텍과 제넥신, 파멥신, Sorrento(나스닥 상장) 등 다양한 업체와의 신약 개발이 아직 유효한 상황이다.

바이오업체는 레고켐바이오와 오스코텍, 제넥신, 큐리언트를 선호한다. 선정 기준은 임상 데이터와 복수의 파이프라인 확보 여부다. 이들 업체 모두 전임상 및 임상1상에서 우수한 데이터를 확인했기에 해외 성과가 기대되고, 단일 파이프라인이 아닌 복수의 파이프라인 을 가지고 있기에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판단이다.

에스티팜의 17년 PER 10.8배에 불과

저평가 종목으로 에스티팜을 추천한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17년 예상 PER은 10.8배에 불과하다. 지난 9월 길리어드와의 공급계약에 따르면 17년 납품액은 16년 대비 약 19.5%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내년 성장에 대한 큰 우려가 없고 올리고 핵산치료제의 시 장 성장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주가 수준이다.

투자심리 악화로 묻혔던 호재, 내년 재평가 기대

코오롱생명과학과 바이넥스도 내년 주가 재평가가 예상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11월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일본 판권을 약 5천억원에 기술수출했고, 바이넥스는 지난 주 중국 칭화홀딩스로부터 2천억원이 넘는 투자를 받으며 중국 진출이 수월해질 전망이 다. 하지만 이러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제약/바이오업종의 투자심리 악화로 호재 발표 이후 주가는 하락했기에 내년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한미약품, 보수적인 임상 성공률 적용해 목표주가 53만원 제시

한미약품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71만원에서 53만원으로 하향한다. 실적 조정은 없었으나 파이프라인 성공률을 적응증별로 구분해 적용했다. 이에 따라 일라이 릴리가 임상2상 중인 BTK inhibitor의 성공률을 17.0%, 사노피가 임상2상에 진입할 퀀텀프로젝트의 성공률을 22.4%, 얀센이 임상1상에 진입할 GLP-1/GCG 복합제의 성공률을 13.2%로 하향해 적용했다. 제넨텍에 기술수출한 RAF inhibitor의 경우 성공률이 가장 낮은 항암제이기에 적용한 성공률은 5.1%에 불과하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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