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내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재원 조달을 위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스피 상장하기 앞서 기업공모를 통해 모집한 자체 조달 자금을 자회사에 투자함으로써 모그룹의 지원없이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홀로서기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기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19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 6월에도 2,200억원 규모의 구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12월과 내년 6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상증자에 각각 2,000억원씩 총 4,000억원을 참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비용이 시급한 상황에서 모회사의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 것.

지금까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이 중 일부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그룹으로부터 투자받은 금액은 총 1조1,784억원이었다. 이 중 6,000억원을 바이오의약품 공장 건설 등에 투입했고 5,784억원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투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주요주주 바이오젠의 유상증자 참여,금액을 합쳐 총 6,405억원을 투자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 삼성그룹으로부터 받은 1,4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마지막 투자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이 시급했던 이유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코스피시장에 상장하면서 총 2조2,496억원을 모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중 시설투자에 7,800억원(3공장 신설 7,400억원, 1·2공장 보완 400억원)을 투입하고, 차입금 상환에 3,038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4,000억원 투자도 결정했다.

삼성의 바이오의약품 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의 생산을 담당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의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 기준 526억달러 시장 규모의 6개 바이오시밀러 제품 대부분을 개발 완료한 상황이다. SB4(엔브렐 바이오시밀러)는 금년 2월 유럽에서 세계 최초로 허가를 받았고, SB2(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도 유럽에서 5월 셀트리온에 이어서 두번째로 허가를 받았다. 나머지 4개의 파이프라인들도 허가를 신청했거나 조만간 허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경쟁사 대비 시장 진입은 한발 늦었지만 풍부한 자금과 빠른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각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1~2위로 진입시켜 시장 선점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근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항체 의약품 및 단백질 의약품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상업화 계획을 진행 중”이라며 “하지만 자체적으로 연구개발(R&D) 비용 마련은 어렵다”고 밝혔다.

서 연구원은 “원활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해 자금 확보는 필수”라며 “이번 유상증자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가속화하여 글로벌 상업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며 이로 인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의 빠른 선점으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유증으로 확보된 자금을 차입금 상환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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