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의 임상중단 및 연기 소식과 3분기 실적 부진 소식이 맞물려 제약· 바이오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상위제약사들의 연이은 임상 중단 소식에 투자 심리가 악화된 데다 부진한 3분기 실적이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8일 코스피 의약품 업종지수는 전일대비 6.04% 급락했다. 코스닥 제약 업종지수도 2.49% 하락했다.

28일의 주가하락은 전일 장 마감 후 유한양행의 퇴행성디스크치료제(YH4618)의 임상 중단 공시로부터 촉발됐다.

유한양행은 2009년 공동개발 및 상업화를 위해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퇴행성디스크치료제(YH14618)의 임상 2상 결과에서 위약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유한양행의 주가는 전일대비 15.25% 떨어진 21만4천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13일에는 녹십자가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3상을 중단했다고 밝힌바 있으며 그 후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52주 신저가를 갱신하고 있다. 녹십자의 28일 주가는 전일보다 2.03% 내린 14만5천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폐암치료제 ‘올무티닙’의 글로벌 임상2상 중단한다고 통보 받았으며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미약품은 지난해 사노피에 기술 수출한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을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공시해 제약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 시켰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40만원 선에서 며칠째 공방을 펼치고 있었으나 28일에는 40만원이 무너져 전일보다 8.68% 내린 37만3,5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유한양행뿐만 아니라 앞서 녹십자와 한미약품이 잇따른 임상중단 소식을 알린 것이 제약,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크게 훼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위 제약사의 연이은 임상 중단으로 제약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제약사들의 연이은 임상중단 소식뿐만 아니라 이른바 국내 ‘빅3’ 제약사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혔다.

한미약품은 빅3 제약사중 유일하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자리수 이상 줄어들었다.

3분기 연결 매출액은 2,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감소하였고, 영업이익은 61.5% 줄어든 137억6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폐암 신약 ‘올무티닙’ 기술수출 계약금 유입에 따른 기고효과 때문이라고 하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유한양행의 3분기 별도 매출액은 16.0% 증가한 3597억원을 기록했으나 연구개발비와 광고선전비등의 증가로 영업이익은 28% 감소한 159억원에 그쳤다.

녹십자의 3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1.0% 증가한 3,276억원, 영업이익은 28.2% 감소한 34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기대에 충족했으나 영업이익이 추정치를 하회했다.

녹십자는 독감백신의 경쟁심화와 4분기로의 매출 이연효과, 그리고 R&D 비용 증가 등에 의해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이로 분석됐다.

이에 증권사들의 비3 제약사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도 줄을 잇고 있다. 28일 대신증권은 유한양행의 목표주가를 34만원에서 31만5천원으로 7.4% 하향했다.

또 대신증권은 녹십자의 목표주가는 23만원에서 20만원으로 13.0% 하향했으며 SK증권은 녹십자의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22만원으로 12.0% 하향했다.

교보증권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94만원에서 64만원으로 31.9% 하향시키며 한미약품 목표주가 하향 행렬에 동참했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제약 바이오 산업의 각종 산업지표 및 기술력은 견조한 반면 올 하반기 제약, 바이오 업종의 주가 조정이 이어지면서 연말까지 부정적인 대내외 변수로 주가가 부진할 전망”이라며 “다만 2015년 과도한 주가상승 및 밸류에이션 부담은 완화됐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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