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한미약품은 폐암치료제 올무티닙을 기술도입한 베링거인겔하임이 이에 대한 권한 을 반납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며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각각 18% 이상 급락했고, 제약/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제약업종은 6.7% 하락 마감했다. 동아에스티와 대웅제약, 종근당, JW중외제약 등도 6% 이상의 하락을 기록했다.

위협적인 경쟁약물과 부작용 발생이 계약 해지 사유였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개발 중단은 ① 경쟁약물인 타그리소의 우수한 임상 결과와 ② 올무티닙의 부작용(독성표피괴사용해, 스티븐스존슨증후군) 때문으로 파악되는데, 이 중 전자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판단한다.

타그리소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약물로 한미약품의 올무티닙과 같은 EGFR T790M 변이 폐암치료제다. FDA로부터 패스트 트랙, 혁신 치료제 등으로 지정돼 15년 11월 허가 승인을 받았으며, 출시 반년 만에 1.4억 달러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아스트라 제네카는 지난 7월 타그리소의 임상3상 결과를 공개했는데 기존 표준치료법 대비 무진행생존 기간, 반응률, 질환조절률 등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는 점이 베링거인겔하임이 올무티닙의 임상을 중단한 결정적인 이유라 판단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타그리소를 연매출액 30억 달러의 블록버스터로 예상하며, 시장에서도 peak sales를 10~30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 있어서 임상 실패리스크는 항시 존재하지만, 올무티닙 계약 규모가 8천억원을 상회했고 빠른 임상속도로 기대가 컸던 터라 제약/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따라서 당분간 신약 개발주보다는 실적주 중심의 투자를 권고한다.

이에 당사는 C형간염 치료제와 올리고핵산 치료제 API를 생산하는 에스티팜(BUY, TP 80,000원), 안정적인 FP-DR 수출에 신제품 TDI 카메라가 기대되는 뷰웍스(BUY, TP 71,000원)를 추천한다. 대표적 실적주인 휴젤과 케어젠도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

주가 하락이 진정되면 낙폭과대 및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레고켐바이오와 큐리언트, 제넥 신, 아이진 등 신약 개발업체에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각 업체마다 1~2품목의 기술수출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으며, 한미약품의 임상실패가 이들 업체의 기술수출 협상 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에 대한 목표주가를 122만원에서 71만원으로 하향한다.

기존 밸류에이션에서 올무티닙의 가치는 주당 55,000원으로 크지 않았다. 올무티닙이 EGFR T790M 변이 환자 에만 쓰여 시장이 작기에 최근 5건의 대규모 기술수출 파이프라인 중 가장 작은 가치로 추정했다.

문제는 투자심리다.

이번 임상 중단으로 나머지 4건의 기술수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 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추가적인 주가하락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당사도 기존 파이프 라인에 대한 임상할인율을 확대해 반영했다. 계약 상대가 일라이 릴리, 사노피 등 빅파마 였기에 성공률이 높다고 판단했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평균 통계치를 적용했다(임상 1과 2상에 각각 할인율 75%, 70% 적용).

투자의견은 BUY를 유지한다.

올무티닙의 임상 중단은 분명 악재이지만, 이 때문에 1조원 에서 5조원에 달하는 일라이 릴리, 사노피, 얀센, 제넨텍 대상 기술수출이 폄하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 또한 이번에 임상할인율을 70~75%(성공률 25~30%)로 확대해 반영 했음에도 업사이드가 충분히 높기 때문이다.

* 참고) 과거 비슷한 사례로 2010년 4월 20일 길리어드가 LG생명과학의 간질환치료제 Caspase의 임상을 중단을 꼽을 수 있음. 주가는 22.9% 하락 후 반등. 이 당시 LG생명과학의 파이프라인 가치는 Caspase와 지속형 성장호르몬이 대부분으로,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한미약품의 올무티닙보다 컸음. <자료제공 : 현대증권>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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