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보다는 2018년의 회복 강도가 핵심. 화장품 섹터 주가는 ‘K-뷰티’ 쇠락론과 회복 기대감이 교차하며 11월 이후 횡보세.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 중국 단체 관광, 위기 속 견고했던 글로벌 수출 성장에 주목. 2분기부터 큰 폭의 성장 회복 기대. 아모레퍼시픽과 한국콜마 선호.

논란의 연속, 핵심은 개선의 방향성
화장품 섹터 커버리지 5개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017년 약 19% y-y 급감. 2018년의 실적과 주가 회복에 대해선 비관론과 낙관론이 팽팽. 비관의 핵심은 K-뷰티의 성장 동력이 (‘사드’를 계기로) 크게 약화되었다는 것. 하지만 2017년의 K-뷰티 수출 성과는 이런 비관론과 크게 배치됨. 약 60% 비중의 중화권 수출이 단 자릿수에 머무르는 동안, 전체 수출은 20% y-y의 성장을 기록.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 시장으로의 수출 성장률이 30% y-y에 육박. K-뷰티의 글로벌 체력은 여전히 강건 중국인 단체 관광객 방한이 조만간 재개될 것. 상반기 중 면세 채널을 비롯해 중국인 의존도 높았던 영역의 회복 가시화 예상. 또 수개월째 막혀 있다시피 했던 중국 내 한국 화장품에 대한 위생 허가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는 등 중국 현지에서의 비즈니스 환경 개선 분위기도 감지.

4분기: 예상대로 감익하겠으나 2분기 저점으로 서서히 개선
4분기 5개사 합산 영업이익은 8% y-y 감소하며 2~3분기의 감익 추세 이어가겠으나, 그 폭은 확연히 개선. 통상 4분기 이익 규모가 작은데다 올해는 이른 추석 효과와 3분기의 마케팅비 일부가 4분기로 이연된 효과 존재 하지만 4분기 실적보다는 2018년 회복 시점과 강도에 더 큰 관심. 전술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재개를 기반으로, 2018년 상위 5개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2% 증가하며 드라마틱한 턴어라운드 보일 것. 최선호주로는 지난 업황 악화에서 골이 가장 깊었던 아모레퍼시픽과, 국내 업황 개선과 중국 증설 모멘텀의 동시 수혜가 예상되는 한국콜마 제시.

I. 딱 예상만큼 부진한 4분기, 그리고 2018년의 턴어라운드
놀라울 것 없는 4분기실적 부진, 전분기 대비로는 개선
주요 화장품 업체들의 4분기 실적은 대체로 컨센서스를 충족하거나, 소폭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사 커버리지 5개 기업(아모레퍼시픽, 아모레G, LG생활건강, 한국콜마, 코스맥스)의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2.5%, 8.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각 기업들이 속한 산업 환경이 2~3분기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순수 국내 화장품 수요가 정체된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대부분 기업들의 매출이 타격을 입었으며 고정비 비율이 컸던 기업 위주로 실적이 예상을 하회하고 있다. 주로 대형 브랜드 업체들은 컨센서스를 충족하는 반면,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들은 원가율 상승 및 비용 부담으로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브랜드 업체 컨센서스 충족 vs. ODM 소폭 하회
기업별로 보면 4분기에도 화장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비용 구조가 안정적인 LG생활건강이 기대치에 가장 가까운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모레퍼시픽/아모레G는 높은 중국 의존도와 상대적으로 무거운 비용 구조, 신사옥 입주 관련 기타 비용 등으로 인해 2~3분기에 이어 y-y 이익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ODM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외형 성장을 보일 것이나,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모두 기존 국내 사업의 마진 하락, 증설 후 비용 증가 효과 등으로 이익 규모는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보다는 2018년회복에 쏠린 관심
통상 화장품 기업들의 4분기 실적 규모가 가장 작은데다, 최근까지 업황의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부진한 4분기 실적이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오히려 2018년의 회복 강도와 시점이 관심사일 것이다. 당사는 2018년 5개사 합산 영업이익 성장률이 32% y-y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절대 이익 규모는 2016년 수준을 상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 화장품 섹터의 성장률 둔화는 2015년 이후에 진행되었다. 2015년 약 37%에 달했던 이 섹터의 이익 성장률이 2016년에 19%로 크게 둔화되었고, 이어 2017년 중국發수요가 급감하면서 감익 전환했다. 올해 다시 가파른 성장을 예상하는 이유는 ‘글로벌 확장 스토리의 재개에 따른 이익 회복’이다.

II. K-뷰티는 정말 한 물 갔나?
1. 수출이 보여주는 K-뷰티의 체력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
화장품 섹터에 대한 비관론의 핵심은 ‘K-뷰티가 예전 같지 않다’로 요약된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이슈가 촉발한 한-중 관계 악화를 겪으면서 중화권에서 한국 화장품의 브랜드 경쟁력이 약해졌고, 그 자리는 일본과 유럽 혹은 미국 브랜드들이 꿰찼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화권에서의 성장 동력 상실은 곧 글로벌 확장 전략의 후퇴라는 것이다. 한편 맞고 한편 틀리다. 중국인들의 브랜드 선호도는 계속 해서 다양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때 이들이 한국 화장품에 보여줬던 열광은 현실적으로 지속되기 어려웠다는 판단이고, 어느 정도의 성장률 둔화는 필연이었을것이다.

수출이 말해주는 K-뷰티의 체력
하지만 두 가지 이유에서, 이것이 한국 화장품 글로벌 경쟁력의 훼손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본다. 한국 화장품의 수출 트렌드에서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非중화권으로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매우 건강하게 확대된 점이다. 한국 화장품 수출은 2017년에 약 50억달러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중화권(중국+홍콩)향 비중이 62%로 압도적으로 높고, 미국/유럽 10%, 동남아 5개국 9%, 일본 4%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국의 부재에도 20% 성장한 화장품 수출
2017년 화장품 전체 수출 증가율은 약 20%로 추정된다. 이 중 중화권 수출의 성장률은 5% 수준에 불과했다. 결국 비중화권으로의 수출이 크게 성장했다는 의미다.실제로 2017년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 시장으로의 수출 증가율(y-y)은 25%,
24%, 30%로 매우 높게 유지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화권으로의 수출 성장률도 조금씩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중국으로의 직수출은 8월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회복, 최근 40%대까지 상승했다. 결국 선진 시장으로의 수출이 계속 건강한 성장을 보이고 있고, 일시적으로 위축되었던 중화권 수출의 회복도 확인되고 있어 K-뷰티의 전반적인 글로벌 체력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판단한다.

2. 중국 현지: 감지되는 회복 분위기 위생허가와 마케팅 활동 재개
이미 3분기 실적에서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의 핵심 브랜드의 성장률은 완연한 회복세를 보여주었다. ‘설화수’와 ‘후’의 3분기 y-y 매출 성장률은 각각 30%, 70% 내외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ODM 업체인 코스맥스 또한 현지 매출 성장률은 27% y-y에 달했다. 2분기에 일시적인 충격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정치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1선급 도시에 포진한 핵심 브랜드들은 마케팅 활동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소기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 2017년 3~4월경 이후로는 거의 막혀 있다시피 했던 한국 화장품 제품에 대한 중국 당국의 위생 허가가 지난 11월을 기점으로 조금씩 풀리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마케팅 활동도 재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브랜드 성과의 시사점
다만 공교롭게도 한국 브랜드의 성장률이 주춤하는 사이에, 에스티로더 같은 글로벌 브랜드나, 시세이도 같은 일본 스킨케어 브랜드의 성장률이 크게 개선된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에스티로더의 경우 최근 두 개 분기의 아시아 지역 매출액 y-y 성장률이 약 16%로 2016년의 -0.1%에 비해 크게 높아졌는데, 중국 및 홍콩에서의 핵심 브랜드 특히 메이크업 제품의 성장이 주효했다. 시세이도도 2016년 중국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가 2017년 들면서 크게 성장, 최근 분기 매출액 증가율은 39% y-y에 이르렀다.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스킨케어와 새로운 색조 브랜드가 크게 기여한 결과이다.
일각의 주장대로 이들의 성과가 한국 화장품 브랜드 부진의 반대급부였다고 해석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중국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중국인들의 브랜드 선호도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럭셔리 스킨케어, 신선한 컬러 브랜드, 이커머스 등이 산업 성장의 핵심 키워드로 파악된다. 최근 한국 화장품 기업들도 이런 트렌드에 부합하여 이커머스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강화해온 만큼 마케팅 활동 정상화에 따른 실적 회복도 뒤따를 것으로 판단한다.

3. 유커의 귀환: 예정된 미래 돌아올 유커, 업황 개선의 촉매제
최근 중국은 작년 3월 이후 금지하고 있던 자국민의 한국 단체 관광을 부분적으로 허용하기 시작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면세 채널, 더 나아가 한국 화장품 업계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이들 단체 관광의 재개는 전반적인 업황 개선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한때 따이공장바구니에서 빠진 한국 화장품
중국인 관광객수가 급감하기 시작한 올해 5월 이후에도, 한국 면세 산업 전체는 따이공(보따리상)의 활동 증가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다. 다수의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따이공의 장바구니에서 제외되면서 관광객 급감의 부정적 효과를 그대로 감내해야 했다. 바꿔 말하면 중국인이 돌아오면, 이 추세도 반전을 맞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지난 몇 개월간의 변화가 지나치게 마찰적이었다는 점에서 그 반전은 빠른 시일 안에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유커의 회귀와 면세 채널 회복 기대
물론 방한객수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회복, 그리고 그에 따른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실적 정상화를 단기에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규제 완화 이후 방한객수 증가까지 약 2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간 여러 브랜드로 분산된 화장품 수요가 다시 한국 브랜드로 집중되기까지의 과정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면세 채널이 여행객들에게 제공하는 가장 큰 매력인 ‘가격 경쟁력’이 여전하고, 전술했듯이 중국 현지에서의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강해지고 있어 이 채널의 실적 역시 크게 개선될 것이라 판단한다. <자료제공:NH투자증권>

김사랑 기자  kimsarang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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