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약업종 주가하락의 원인이 됐던 한미약품의 임상중단이 다시금 재개되면서,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한미약품은 얀센에 기술 수출한 당뇨·비만 치료제의 임상이 올해 하반기 재개될 예정이라고 9일 공시했다.

이번 공시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한미약품이 계약 해지 등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며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또한 증권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의 임상 재개를 계기로 하반기 제약·바이오 주가 상승은 신약 개발업체를 중심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은 한미약품에 대해 새롭게 분석을 시작하며 투자의견으로 ‘BUY', 목표주가를 51만원으로 제시했다. 또한 NH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HOLD'에서 ’BUY'로 상향조정하며 목표주가도 48만원으로 상향했다. KB증권과 메리츠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45만원으로 상향하며, 투자의견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각각 ‘HOLD'와 ’trading buy'를 주었다. 다만 동부증권만이 목표주가를 종전과 마찬가지인 30만원을 유지했다.

한미약품이 공시한 바에 따르면 얀센은 16년 11월 이후 임상 환자모집 보류중이었던 지속형 당뇨∙비만 치료제(HM12525A, JNJ-64565111)의 기존 임상1상은 종료하고, 새로운 임상1상시험을 시작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 임상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JNJ-64565111의 안전성, 내약성, 약물 동력학 및 약력학 평가를 위한 임상 1상시험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기술수출한 ‘올무티닙’이 계약 해지되며 국내 제약·바이오업종 주가하락의 시발점을 제공했다.

이후에도 사노피에 기술수출된 지속형 인슐린의 계약이 해지·축소되며 국내 제약업체의 신약개발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저하시켰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적용 약물 4개를 기술수출했다. 공교롭게도 랩스커버리 적용 약물의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임상이 지연되어 불안감이 증폭됐다.

한미약품 측은 랩스커버리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 만큼 생산 문제만 해결되면 후속 개발 일정에도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사노피도 지난 4월 R&D 파이프라인 업데이트를 통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3상시험을 올해 4분기에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상약의 ‘생산 관련 지연’(manufacturing-related delay) 이슈가 해소됐고, 기존 임상을 통해 안전성이 확인됐기 때문에 새 임상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이 사노피를 대상으로 기술 수출한 에페글레나타이드도 이번 물질과 동일한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만큼 연말에 임상 3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미약품의 임상 재개는 작년 하반기부터 연이은 임상 실패로 신뢰를 잃은 국내 연구·개발(R&D) 기술력이 재평가되는 계기가 되면서 제약과 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의 김태희 연구원은 "주요 파이프라인(후보물질) 성과가 중소 바이오 업체에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R&D 중심의 바이오 업체 비중을 늘리자는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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