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바이로메드 같은 코스닥 대표 바이오주에 '대차거래 잔고‘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공매도 물량 출회에 따른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 시행 이후 2주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하나도 없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차거래 잔고란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 거래한 후 갚지 않은 물량이다. 대차거래 잔고 증가를 곧 공매도 거래 증가로 볼 수는 없지만 통상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보고있다.

셀트리온의 대차잔고 주식수는 7일 기준 3,183만주로 연초 2,293만주 대비 38.8%나 증가했다. 이 같이 대차거래 잔고가 늘어나며 연초 10만8,200원을 기록했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13일 현재 8만9,600원으로 17.2%나 하락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전체 대차거래 잔고는 7일 기준 68조2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 2일의 48조1천31억원과 비교해 석 달 만에 41.42% 증가한 수치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NAVER 등 주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 집중된 대차거래가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 바이로메드 같은 대형 바이오기업에 늘어나고 있다.

7일 기준 셀트리온의 대차거래 체결 잔액은 2조8천748억원으로 최대 수준이며 카카오(8천533억원), 로엔(2천883억원), 바이로메드(2천431억원) 등 순이다.

바이로메드의 주가도 연초 10만4,600원이었으나 13일 현재 9만3,800원으로 10.3%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바이오시밀러의 진입장벽을 낮춰줄 것으로 기대했던 트럼프케어의 약가 인하 방안이 무산된 데 따른 우려가 과도하게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바이오기업에 대한 공매도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은 최근 자회사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 지연 가능성, 미국 판매 파트너사인 화이자의 자체 바이오시밀러 임상 완료에 따른 램시마 미국 판매 불확실성 우려 등의 풍문에 시달리며 주가 하락을 겪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가 과장됐고 셀트리온 주가가 이미 바닥을 찍었다며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편, 과도한 공매도 거래를 제한하기 위해 시행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코스닥·코넥스시장 업무규정 개정에 따라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시행했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는 공매도 집중 종목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고 개인투자자 피해를 막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7일까지 시행 2주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제도 도입 전부터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가 시행된 지 이제 겨우 2주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충분한 데이터가 없는 속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는 것은 다소 성급한 판단이다. 과열종목 지정제 시행 후 현재의 주가 흐름은 견고하고 최고점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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