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약사들이 식음료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제약사들의 사업다각화 움직임에 대해서 제약업계에서는 신약개발을 위해서라도 캐시카우를 키우기 위한 경영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와 신약 개발 여력이 떨어지는 제약사들의 '외도'로 평가하는 상반된 시각이 있다.

최근 식음료사업에 진출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는 약 10여년이 걸리며, 비용도 수백억원 가량이 필요하다”며 “연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캐시카우’ 발굴 작업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사업다각화에 힘쓰다 보면 본업인 제약에 대한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또, 식음료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지도 장담할 수 없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식품시장은 트렌드와 대외리스크 관리에 밝아야 한다"며 "딱딱한 분위기의 제약사들이 쉽게 보고 덤빌 시장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식음료사업에 일찌감치 도전하여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해 놓은 기업은 CJ헬스케어다. CJ헬스케어는 숙취해소 음료 ‘컨디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 중이다. 이와 함께 여성용 숙취해소제 ‘컨디션레이디’, 일반음료 ‘새싹보리차’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지난 해 매출액이 5,000억 돌파에 성공하여 5,208억원 달했으며, 영업이익도 678억원으로 전년보다도 26.7% 올랐다.

CJ헬스케어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에 기반한 합성신약과 바이오 신약 개발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2014년 CJ제일제당에서 분리 출범 이후 신약 개발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온 CJ헬스케어는 지난 2015년 10월 개발 중인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신약 ‘CJ-12420’을 중국 제약사인 뤄신에 1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하는 쾌거를 올리며 글로벌 신약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CJ헬스케어는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역량 있는 벤처사들을 초청해 ‘R&D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광동제약의 경우 본업과 부업이 전도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대표적인 제약사다.

광동제약은 전체 매출액에 삼다수,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식음료 제품 매출이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식음료 제품군(유통·생수영업)에서 3,274억9,700만원 매출을 달성하면서 개별 기준 매출액 6,363억3,180만원 중 51.5%를 차지했다.

광동제약은 식음료 사업을 통해 캐시카우는 키웠으나 R&D투자에는 소홀했다. 지난 해 광동제약의 R&D투자는 매출의 1%에 불과했다.

이 같은 이유로 광동제약은 외형성장 위주의 사업 전략을 통해 회사의 덩치를 키웠을 뿐 제약사 본연의 경영 활동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제약사들은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등을 담은 건강기능식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달 사이 동아제약(덴마크 프로바이오틱스)과 일동제약(지큐랩 비피도 플러스), CJ헬스케어(홍삼애(愛)유산균), JW중외제약(엔커버, 뉴먼트 비타민C1000) 등이 관련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제약사들의 식음료 부문 사업 다각화 전략이 본업인 제약업의 기업 역량 강화로 연결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제약업계는 제약사들이 제약업 본연의 R&D투자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적게는 수백억에서 많게는 수조원이 드는 신약개발을 하기에는 국내 제약사들이 영세한 수준"이라며 "정부의 R&D 지원금 가운데 제약산업으로 가는 비중이 7%에 불과하다. 이를 벨기에 등 다른 선진국들처럼 40% 선까지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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