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9일 연속 2조원 넘게 사들이면서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넘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는 국내 제약업종 중 일부에 국한되고 있고, 이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 증시 관계자는 “국내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외국인의 매수 종목에 유의하면서 포트폴리오 구성을 재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 달러화 가치가 올라야 하지만, 예상보다 금리 상승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연준의 입장이 나오면서 달러값이 오히려 떨어지며 국내 증시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 증시 관계자의 분석이다.

게다가 글로벌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확신과 달러 강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오히려 신흥국 증시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제약업종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어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고는 있으나, 매수세가 상위제약사 일부에만 몰리고 있어 업종 전체적인 주가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

팜스탁(www.pharmstock.co.kr)이 코스피 의약품지수에 포함된 41개 종목과 코스닥 제약지수에 포함된 68개 종목, 총 109개 상장제약사들의 시가총액 변동현황과 외국인 주식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1월 2일부터 3월 16일까지 시가총액이 1조6,336억원 감소(-2.41%) 하는 동안 외국인 주식보유율은 0.9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가가 최저 수준이었던 1월 말과 비교하면 시총은 3조원 정도 증가했고, 외국인 주식보유 금액은 8.65% 증가했다.

또 3월 16일 현재 외국인 주식보유율 평균은 13.4% 정도로, 전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평균 30%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도 제약 업종은 상대적으로 외국인들의 투자 선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초 대비 외국인 주식보유 금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외국인 보유율이 11.64%에서 12.40%로 2,428억원이 증가했고 시총도 12.78% 늘어났다.

반면 바이오시밀러 선두업체를 다투는 셀트리온의 경우는 외국인 보유율이 25.20%에서 25.19%로 0.01%p 밖에 감소하지 않았지만 주가가 11.00% 감소하며 외국인 보유금액이 3,508억원이 감소했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 문제로 논란에 쌓인 동안 시장의 관심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몰렸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외국인 주식보유 금액이 두번째로 많이 증가한 업체는 메디톡스이다. 메디톡스는 시총이 17.64% 증가하는 동안 외국인 보유율도 40.19%에서 42.00%로 증가하여 외국인 보유금액이 1,797억원이 증가했다.

보툴리늄 톡신 3개사의 시총은 전부 증가했는데, 휴젤을 제외하고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시총과 외국인 보율율이 같이 증가했다. 업계 2위 휴젤은 시총이 14.90% 증가하는 동안 외국인 보유율이 25.17%에서 23.16%로 감소했다.

상위제약사 중 한미약품은 외국인 보유율이 7.25% 증가하는 동안 시총이 10.18% 증가했으며, 종근당은 외국인 보유율이 0.78% 증가하는 동안 시총이 2.97% 증가했다. 반면 유한양행은 시총은 10.12% 증가했으나 외국인 보유율은 2.64% 감소했다. 녹십자는 시총이 1.28% 감소하는 동안 외국인 보유율도 0.95% 감소했다. 동아에스티는 시총이 13.40% 감소하는 동안 외국인 보유율이 3.81% 증가했다.

탄탄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중견제약사인 대원제약, 유나이티드제약, 경동제약의 시총과 외국인 보유율도 동반 상승했다. 3개사는 소형주임에도 외국인 보유율이 10%가 넘는 제약업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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