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제약사들이 올해 매출 목표를 두자릿수 성장으로 잡고 있어 매출 1조 클럽에 신규 가입할 제약사가 어느 곳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상위제약사들은 매출 1조원 달성에 강한 도전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성장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1조원 클럽 가입의 길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 녹십자 등 상위제약사들의 올해 성장 목표는 10% 내외다. 대웅제약만이 2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해외수출 및 기술수출, 내수강화, 사업다각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각 회사들이 성장 목표를 달성한다 하더라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할 수 있는 제약사는 지난해 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에 이어 올해는 대웅제약만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 1조3,207억원으로 ‘제약사 매출 1위’를 달성한 유한양행의 경우 올해도 제약사 매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매출 성장 목표는 10%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상품매출 의존도(비중)가 가장 높은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작년 3분기까지 상품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74.1% 차지했다. 상품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해외 도입 상품 의존도가 높은 만큼 만약 판권 연장이 실패하면 곧바로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한양행은 대표적인 효자 도입품목인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의 특허가 올해 만료된다, 비리어드는 유한양행 매출의 약 1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 만큼 특허가 끝나면 재무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녹십자는 빅3 제약사 가운데 매출 수익 및 꾸준한 R&D투자 사업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매출 성장 목표도 10% 가까이 잡고 있다.

그러나 올해도 R&D 비용이 크게 지출될 것으로 예상되어 2017년은 실적을 통해 큰 의미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해외 혈액제제 사업 확대와 국내 혈액제제 공장 증설을 통한 수출 증가가 내년부터 본격화 되어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면서 한미약품의 아성을 밀어내고 빅3 제약사로 발돋움 했지만 대부분의 매출이 ‘삼다수’, ‘옥수수수염차’, ‘비타500’ 같은 음료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음료 매출 비중이 높고 의약품 매출은 중소제약사 정도에 불과해 매출 1조를 넘긴 유한양행 녹십자에 이어 빅3 제약사로 꼽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말까지 삼다수 판매 계약이 연장되어 매출 1조원 달성은 무난해 보이지만 내년 계약 연장 여부에 따라 매출 변도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기술수출 해지 및 계약금 반환으로 인해 2015년 매출 1조3,175억원에서 2016년에는 매출이 8,827억원으로 33%나 감소했다. 한미약품이 잡고 있는 올해 성장 목표는 10% 정도이다. 올해에 추가적인 기술료 유입이 예상되지 않지만 작년에 유입된 기술수출료 830억원 중 357억원이 올해로 분할 인식되어 매출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매출 1조원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랩스커버리 관련 신약(사노피:에페글레나타이드 3상, 얀센:HM12525A 2상)과 자가면역치료 제(릴리:HM71224 2상)의 마일스톤 수취 시점을 임상종료 이후로 가정했을 때 빨라도 18년에나 기술료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올해 20% 이상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매출 8,843억원으로 회사측의 기대대로 매출이 성장한다면 빅3 제약사에 이어 제약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는 4번째 제약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웅제약은 2015년도 4분기 대형 전문의약품 판권 상실로 인한 어려움을 딛고 작년 매출 5.3%의 성장을 이루어냈고, 지난 2~3년간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따라 본격적인 수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나보타(보톡스 바이오시밀러) 신공장 가동으로 동남아 수출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은 작년 5개 도입품목 증가와 기존 품목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인해 매출이 2015년도에 비해 40.42% 증가한데 이어 올해도 10% 정도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매출 1조원에는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R&D비용이 1,200억원 가량으로 작년보다 17.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매출증가에 따른 고정비 상쇄 효과로 인하여 영업이익도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글로벌 제약시장은 예측이 힘들고 진통도 예상되는 한해이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상위 제약사들은 그동안 투자했던 R&D 연구가 서서히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올해를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여 글로벌제약사로 도약하는 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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