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달간 ‘연초 랠리’ 기대감을 외면하고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을 한숨 쉬게 했던 제약·바이오주가 2월 들어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주 시장 분위기는 반전되었지만 제약업종 전반이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며, 업체별 차별화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주 시장분위기 반전의 터닝포인트가 된 시점은 1월 31일 트럼프와 미 제약업체 CEO와의 회동 이후였다. 여러 가지 주제가 논의 대상이었지만 그중에서도 주목할 부분은 ‘식품의약국(FDA) 리뷰 기간 단축’이다. 혁신 신약 출시를 지원하기 위해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뜻이다.

FDA 규제 완화는 신약 개발을 촉진할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시장성이 높은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에게는 매우 유리한 상황이 됐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국내 제약사 중에서도 올해 R&D 성과가 가시화되는 업체들의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의 곽진희 연구원은 올해 R&D 파이프라인이 기대되는 업체로 동아에스티와 대웅제약을, 또 상반기 중 R&D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업체로는 제넥신, 에스티팜, SK바이오팜(비상장)을 추천했다.

동아에스티는 2013년부터 혁신 신약 연구소를 만들고 매년 매출의 10%를 R&D에 투자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면역항암제 ‘DA-4501’에 대해 미국 애브비 자회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면역항암제는 단일 요법 자체로도 시장성이 높고, 기존 항암제와 함께 병행할 수도 있어 시장성이 높다.

동아에스티는 샌프란시스코의 바이오텍 쇼케이스에 참가해 천연물 신약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DA-9801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2016년 2상을 마쳤고 2017년 1분기 미국 3상을 시작할 예정으로 2018년 중 파트너링 또는 기술 수출을 할 계획이라고 밝혀 3상이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파트너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내 임상3상 시험을 끝내고 조만간 미국식품의약안전국(FDA)에 관련 서류를 제출,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허가 획득 후 2018년 발매 완료된다면 대웅제약은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미국의 보툴리눔톡신 A형 주사제 시장 진출에 성공하는 업체가 된다. 대웅제약은 현재 약 60여개국에 70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해놓은 상태로 파악된다.

제넥신은 Hybrid Fc를 이용한 지속형 기술과 DNA 치료백신 개발 기술, 두 개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매진해 온 신약개발 전문회사다. 혁신 신약으로는 유전자 치료백신인 GX-188E(자궁경부전암), GX-H9(지속형 성장호르몬) 등을 개발 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 지속형 성장호르몬과 자궁경부전암 DNA 백신의 임상 2상 종료될 예정으로 유효성 결과를 가늠할 수 있는 임상 2상 중간결과가 오는 4월 ENDO학회에서 포스터로 발표될 예정이다.

에스티팜은 올해 C형 간염치료제 API(원료의약품)로 15%의 매출 성장이 무난할 전망이며 향후에는 올리고핵산 치료제로 매출 실적 레벨업이 기대되고 있다.

에스티팜은 지난해 12월 올리고핵산 치료제 전용 생산공장을 신설할 계획을 발표했고 완공시 현재 매출액 300-400억원인 capa(생산능력)의 약 5배인 1500~2000억원까지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수면무호흡증과 기면증을 치료하는 'SKL-N05'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안으로 FDA에 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또한 뇌전증신약인 'YKP3089'도 올해 임상을 마치고 미국 FDA에 신약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 곽진희 연구원은 "그동안 신약개발 비용의 급증은 FDA의 규제가 엄격했던 것도 원인 중 하나였다"며 "트럼프케어로 인해 FDA의 리뷰기간이 단축되는 등 신약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R&D의 가치가 재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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