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약품의 증권사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가 제각각이라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한미약품의 17년 예상 영업 실적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 보름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는 26만~45만원으로 편차가 매우 크다. 현재 주가가 30만원 안팍인 것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한미약품을 팔아야 할지 보유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이처럼 증권사의 한미약품 목표주가가 현재주가의 85% 수준에서 150%까지 차이가 심한 것은 한미약품 신약 기술수출에 대한 가치 평가액이 증권사별로 다르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한미약품에 대한 17년 실적 전망이 매우 차이가 심했기 때문이으로 풀이된다.

증권사에서는 한미약품의 16년 매출액은 9,400억원 정도에 영업이익은 510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증권사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거의 동일했다.

반면 증권사의 올해 한미약품 실적 전망치는 차이가 심했다. 매출액은 7,828억원에서 9,663억원까지 최대 23%나 차이가 났다. 영업이익에 있어서는 685억원 흑자에서 340억원 적자까지 1,000억원 이상의 차이가 발생했다.

이처럼 17년 전망에 차이가 많이 난 것은 한미약품의 기술수출료에 대한 증권사 추정치가 차이가 많이 났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신한금융투자는 한미약품의 17년 기술수출료를 433억원 정도로 추정했다. 이 추정치를 바탕으로 17년 매출액 8,847억원에 영업이익 238억원으로 전망했다.

20일 동부증권은 한미약품의 17년 예상실적을 매출액 8,595억원에 영업손실 320억원으로 전망했다. 사노피 및 얀센의 임상 시험이 지연됨에 따라 추가마일스톤 유입 시기가 18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고 17년도 기술수출료 수입을 0원으로 예상했다. 또 계약 변경에 따라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비용 부담으로 R&D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의약품 매출 부분에서도 도입신약인 가브스의 판권계약 해지에 따라 500억원의 매출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들 간에 한미약품에 대한 금년 실적 전망치가 이처럼 차이가 심한 것은 한미약품의 기술수출료 수입이 어떻게 될지 증권사에서도 정보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추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한미약품측이 기술수출 계약조건 세부내역을 비공개하고 있고 임상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약품에 실적을 전망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미측은 계약 상대방의 비밀 유지 요청에 따라 상세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해명했지만 당초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조건이 과장되어 발표된 것이 아닌가 하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한미약품(신용등급 ‘A+’)에 대해 지난해 말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의 기술수출계약 변경으로 인해 신용도의 하향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와의 계약조건이 변경되면서 이미 수령한 계약금의 약 50%를 반환하고 임상시험 비용을 일부 공동 부담하게 됐다. 유건 한신평 실장은 “이미 받은 계약금을 반환하는 건 기술수출 계약 상 전례가 거의 없다”며 “기술수출 계약의 중요성과 계약금 반환에 따른 재무부담을 감안하면 신용도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한미약품의 실제 반환부담금을 약 2,030억원 선으로 전망했다. 평택에 짓고 있는 바이오플랜트 투자부담까지 합하면 당분간 차입금이 늘어나는 건 피할 수 없다는 평가다. 또한 임상시험 비용을 부담하게 되면서 연구개발비가 늘어, 수익성이 기술수출 매출을 제외하면 저조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의 비밀 보호는 물론 중요하지만 부정확한 정보 제공은 투자자의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상장사는 주주와 투자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만큼 투명한 기업 정보 공개를 통해 정확한 영업실적을 전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주주, 투자자 권익 보호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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