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휴젤, 대웅제약이 최근 신 공장 설립, 해외 판매허가 등 해외 시장 확대와 관련된 성과를 앞다퉈 발표하며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 논란’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발 맞춰 급락했던 주가도 회복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보툴리눔톡신 제품은 총 7개로 이중 3개를 국내 업체가 생산하고 있다. 특히 점점 커지는 안면·미용 시장에 힘입어 이들 업체의 성장세도 가팔랐다. 하지만 9월 ‘균주 출처 논란’ 이후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며 3사의 주가는 20~30% 하락해 투자자들의 원망을 사왔다.

최근 분쟁을 자제하고 3사가 본업에 충실하며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서는 모습에 증권업계도 희망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메디톡스 주가 동향

메디톡스는 오송 제3공장의 보툴리눔톡신(상품명 메디톡신) 제제 생산동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KGMP) 승인과 보툴리눔톡신 수출용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20일 발표했다.

한국투자증권 정보라 연구원은 “메디톡스는 제1공장의 보툴리눔 톡신 CAPA가 부족해 내수공급 물량을 상당부분 수출에 집중하면서 경쟁사 대비 매출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었다”며 “제3공장 가동이 시작되면서 CAPA 부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메디톡스의 3공장 제품출하는 이달 중에 시작될 예정이다. 또 제3공장 부지 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cGMP와 유럽 의약품청(EMA)의 EU GMP 기준에 부합하는 필러 생산시설도 건설 중이다.

휴젤 주가 동향

휴젤은 지난 6일 러시아연방보건성(Ministry of Health of Russian Federation)으로부터 보툴리눔톡신 제품인 보툴렉스(Botulax)의 최종 시판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기타지역(RoW)에서 한국과 함께 큰 시장을 형성하는 국가 중 하나”라며 “이미 시판허가를 획득한 우크라이나 및 인허가 프로세스 중인 기타 CIS(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ㆍ독립국가연합)국가들에서의 매출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흥국증권 이선화 연구원은 “러시아에 이어 브라질, 멕시코 등 이머징마켓에서 판매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보툴리눔 톡신의 해외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일에는 자회사 휴젤파마가 의료용 레이저장비기업인 루메니스코리아와 피부미용 IPL(Intense Pulsed Light) 및 레이저 장비 판매 독점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웅제약 주가 동향

대웅제약도 아시아, 남미 지역에 수출하고 있는 보툴리눔톡신 제품 ‘나보타’의 미국과 유럽지역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30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향남 신공장을 완공, 내년 중순 식약처 인증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구완성 연구원은 “내년 중순 나보타 신공장 효과로 수출 확대와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며 “내년 중순 미 FDA 공장 실사가 나보타 미국 진출의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구 연구원은 "미국은 전세계 보톡스 시장의 52.5%를 차지하고, 대웅제약은 미국 성형외과와 피부과 의사들로 구성된 마케팅 파트너를 이미 확보해 나보타의 미국 허가시 안정적인 매출 발생이 가능할 것"이로 전망했다.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메디톡스가 휴젤과 대웅제약을 상대로 보툴리눔톡신의 균주 출처를 밝히라며 시작된 논란은 서로 법정다툼을 예고하며 진흙탕 싸움이 되었다. 식약처가 중재에 나서기도 했지만 서로 간에 비방에 가까운 발표를 반복하며 법정 싸움도 불사할 기세였다.

그 와중에 한 전직 대웅제약 임원이 경쟁사 메디톡스 이직하며 감정의 골은 깊어만 갔다. 그 임원은 대웅제약에서만 27년간 대관 및 홍보업무를 담당한 ‘대웅맨’으로 통했던 인물이다. 지난 9월 퇴사한 그는 이달부터 하필이면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로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경쟁사 메디톡스로 자리를 옮겨 구설수에 올랐다.

업체 간 진흙탕 싸움 속에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경쟁에서 밀릴 거라는 우려도 나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보툴리눔 톡신을 보유한 업체가 세계적으로 드문 가운데 한국이 가격과 품질경쟁력으로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도 "지금처럼 업체간 발목잡기가 계속되면 시장 공략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병욱 기자  bucho85@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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