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희귀질환 치료제에 쏱아지는 투자

치료제로 돈이 몰려들고 있다. ‘18년 들어서 Celgene이 90억 달러에 인수한 Juno도, 최근 Novartis가 87억 달러에 인수한 AveXis도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업체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직면한 1)주력 제품의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압박과 2)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는 신약 개발 환경, 마지막으로 3)정부의 세제 개편에 따른 유동성 확대 등의 환경 때문이다.

희귀질환 치료제의 투자 매력
희귀질환은 극소수의 사람들이 걸리는 질환을 뜻한다. 그렇다면 시장이 매우 작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16년 기준 희귀의약품은 전체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의 16.5%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의 투자가 집중되는 시장, 예상보다 큰 시장규모, 무엇이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을 이토록 매력적으로 만들까? 1)제도적 측면: FDA포함한 다수의 규제기관은 제약사들의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희귀의약품법’을 제정했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약물은 독점권과 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2)개발 시간 단축 측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받게 될 경우 신속심사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3)가격적 측면: 희귀의약품을 투여 받는데 드는 연간 비용은 비희귀의약품 보다 5.1배 높다. 4)보험 적용의 측면: 희귀의약품의 93%는 보험혜택을 받고 있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혜택을 적용하지 않을 명분이 없다. 위와 같은 매력을 가진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을 두드리는 국내 제약업체들도 있다.

한미약품,‘Poziotinib’가치재평가
한미약품은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Poziotinib’을 통해 이 분야 진입을 노린다. EGFR Exon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다. 이 폐암의 미국 내 환자수는 약 7,200명 미만으로 희귀질환이다. 최근 객관적반응률(ORR)이 64%를 기록하였으며 6.5개월간 무진행생존률(PFS)은 측정되지 않았음을 발표했다. 이 결과를 통해 Poziotinib의 예상 약가를 산정하고 가치를 기존 4,624억원에서 7,101억원으로 상향했다. 투자의견 Buy, 적정주가 710,000원을 제시한다.

메이온 임상3상 마무리 단계

메지온의 Udenafil은 이미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임상 3상이 현재 마무리 단계로 올해 5월이면 마지막 환자가 등록될 예정이다. 따라서 ‘19년 상반기 중 허가획득 및 상업화를 기대한다. 추가 임상을 통해 확보할 장기 투여 데이터는 상업성을 확대를 위한 초석이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산정한 Udenafil의 rNPV Band는 7,855억원~1조 8,716억원이다.
 

이수앱지스, 희귀질환치료제 강자

이수앱지스는 고셔병, 파브리병과 같은 희귀질환 치료제를 바이오시밀러로 개발및 판매중인 업체다. 현재 개발중인 신약인 B형 혈우병 치료제 ’ISU-304’는 ‘17년 FDA와 EM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었으며 임상 1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쟁 약제 대비 높은 활성 유지기간으로 Best in class에 도전한다. ErbB3 표적 항암 신약인 ‘ISU104’도 눈여겨 볼만하다. 두경부암 전임상에서 대조군 대비 종양의 크기가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

Part 1. 희귀질환 치료제에 쏟아지는 투자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M&A deal에 관한 이야기다. 2018년 1분기에 발표된 M&A 거래는 총 130조원 규모다. 이는 ‘17년중 이루어진 거래를 모두 합한 116조원 보다 12.6% 증가한 수치다. 작년 한해 동안 성사된 거래 규모를 한 분기 만에 넘어섰다.
2분기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은 4월 10일 또 다른 빅딜 소식이 들려왔다. Novartis는 GSK에 Consumer healthcare 분야 지분을 130억 달러에 매각했다. 이후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희귀질환인 척수성근위축증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AveXis를 87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가치는 AveXis의 30일 평균 시가총액 대비 72% 높은 수준이다.

대부분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회사
‘18년에 들어서면서 시작된 수 조원의 거래 릴레이를 들여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모두 환자수가 매우 적은 질환을 타겟으로 하는 치료제와 관련된 deal 이다.
Celgene이 90억 달러에 인수한 Juno는 CAR-T세포 치료제인 JCAR-017을 이용해 B세포 유래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을 치료하고자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질환의 미국내 연간 발병 환자수는 약 4,500명 정도에 불과하다. Novartis가 87억 달러에 인수한 AveXis가 개발 중인 AVXS-101이 치료하고자 하는 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 역시 미국인 10만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초희귀질환(Ultra-orphan disease)이다.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은 현재 1) 주력 제품의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하락 압박, 2)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신약 개발 환경, 3)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편에 따라 풍부해진 유동성 등과 같은 복합적 환경 속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가져다 줄 전략적 파트너 찾기에 온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왜 희귀질환인가?
그렇다면 희귀질환 치료제는 어떤 투자 매력을 가지고 있기에 대부분의 빅딜이 이 분야에서 이루어 지고 있을까? 왜 글로벌 제약 기업들은 고작 수 천명의 환자를 치료하는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수 조원의 투자를 아까지 않는 걸까? 희귀질환 치료제를 둘러싼 제약 산업의 환경을 통해 이를 알아보고자 한다.

Part 2. 희귀질환 치료제의 투자매력

희귀질환 이해하기: 희귀하지만 희귀하지 않은 질환
희귀질환(Orphan disease, Rare disease)은 그 뜻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인구의 극히 일부가 앓고 있는 질환을 말한다. 희귀질환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유병 인구수로 정해지는데, 그 기준은 국가별로 다르다. 미국은 유병인구 20만명 이하, 대만은 1만명 이하, 프랑스는 2,000~3,000명 이하인 질병을 희귀질환이라 정의한다.
이를 해당 국가의 전체 인구에 대한 비율을 이용하여 표준화 하면 인구 10,000명당 3~10명 수준이 된다.
각각의 질병으로 보면 매우 적은 비중이지만,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수를 모두 합하면 무시할 수 없는 많은 환자들이 고통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WHO에 따르면 선진국 인구의 약 7%가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약 2,500만명에서 3,000만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는 국가 전체 인구 10명중 1명이 희귀질환을 앓고 있음을 의미한다. 희귀질환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희귀질환은 7,000종에 달한다. 이 중 80%가 유전질환이며, 동일질환이라 하더라도 환자들 간 증상이나 치료 반응의 편차가 심하다.

빠르게 성장중인 희귀의약품 시장
절대적인 환자수인 인구의 7%를 기준으로 보면 한 자릿수 수준의 시장규모를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16년 기준 희귀의약품은 전체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의 16.5%를 차지하고 있다. 환자수보다 2배 이상 큰 시장 규모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희귀의약품 매출액은 ‘22년 209억달러(약 22.9조원)까지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Evaluate Pharma가 전 세계 500대 제약/바이오 기업의 매출 전망을 통해 집계한 결과다. 2017년부터 연평균 11.1%씩 성장할 것이 예상 되는데, 이는 동일기간 희귀의약품이 아닌 약물의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5.3%보다 두 배 이상 높다. 2022년에는 전세계 처방 의약품 매출액 21.4%를 희귀의약품이 차지한다.

개별 질환 별 환자수는 적으나 다양한 질환이 있어 절대적 환자수가 많다는 점만으로는 이렇게 폭발적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어떤 점들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개발 열기에 불을 지피는 걸까?

1) 제도적 측면: 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희귀의약품법’ 제정
1962년 ‘의약품 유효성(Efficacy)에 대한 수정안’으로 불리는 케파우버-해리스 수정안(Kefauver-Harris Amendments, 1962)이 발효된 이후 제약사가 의약품을 허가 받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유효성자료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새로운 약물을 탄생시키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주요 제약사들은 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몰두할 수 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희귀한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대한 투자는 후 순위로 밀려났다. 1983년 이전에 현재 기준으로 희귀의약품이라 할 수 있는 치료제가 허가된 사례는 고작 10건에 불과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희귀질환 환자 지원 단체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소외된 질환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을 촉구했고, 그에 따라 탄생한 법이 희귀의약품법(The Orphan Drug Act, 1983)이다. 희귀질환을 치료하는 의약품을 개발하는 제약사에 판매 독점권을 포함한 여러 혜택을 부여하여 개발을 장려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다. 희귀의약품법 통과 이후 현재까지 약 600종 이상의 희귀의약품이 FDA로부터 허가 되었다. 이후 1993년에는 일본이, 2000년에는 유럽연합이 유사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약물은 1) 허가 이후 특허 만료 여부에 관계없이 7년간 동일 계열 약물의 허가를 제한하는 독점권 부여, 2) 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 3) 건당 약 25억원에 달하는 신약허가 신청 비용 면제 등 다양한 경제적 혜택을 받게 된다.

희귀의약품 지정 약물 현황
희귀의약품법은 1983년 제정된 이래 수 차례 개정을 거쳐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최근 FDA국장은 희귀의약품 지정 신청에 대한 답변이 지속적으로 지연되어 수백 건의 신청서가 계류중임을 밝히고 이를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겠다는 방침과 앞으로 접수되는 신청은 접수일 기준 업무 일수 90일 이내에 무조건 처리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지난 ‘16년 미국에서 지정된 희귀의약품은 333개로 10년 전인 ‘06년 143개 대비 132.8% 증가했다. 연간 접수되는 신청서 대비 지정되는 후보물질의 비율은 10년간 평균 69.5% 수준이었다. 누적 지정 약물 수는 3,976개다. 비교적 늦은 시기인 ‘00년에 제도를 도입한 유럽연합의 경우 누적 1,824개의 후보물질을 희귀의약품 으로 지정했다.

2) 개발 시간 단축의 측면: 신속 심사 프로그램의 활용
FDA는 중증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을 촉진하고 허가 심의 과정의 합리성을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해 왔다. 종종 신약개발 단계에 대한 호재로 듣게 되는 Fast track(‘88년 시행), Accelerated approval(‘92년 시행), Priority review(‘92년 시행), Breakthrough therapy(‘12년 시행) 등의 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희귀의약품 지정과 신속 심사 프로그램이 유사한 측면이 많아 자주 혼동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두 제도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희귀의약품 지정을 통한 혜택은 대부분 경제적 혜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신속 심사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빠른 심사 과정을 위한 제도다. 그러나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약물은 대부분 신속 심사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빠르게 허가 과정을 진행할수 있는 혜택을 받게 된다.

높아지는 희귀의약품 비중, 대부분 신속심사 프로그램 이용
‘11년부터 ‘17년까지 FDA 허가 의약품은 총 243개다. 이중 100개가 희귀의약품이었다. 연간 허가 의약품 중 희귀의약품 지정 약물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1년 허가의약품 중 36.7%를 차지했던 희귀의약품은 ‘17년 43.5%를 차지했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물질의 신속심사에 활용된 제도는 우선심사(Priority review)가 7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Fast track이 55%로 그 뒤를 이었다. 일반적인 허가 과정을 모두 마치기 전에 시장에 먼저 출시하도록 하는 신속 허가(accelerated approval) 제도를 이용한 약물은 전체 허가 희귀의약품의 31.0%에 불과했다. 정해진 임상 프로세스를 모두 완료한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신속심사 제도의 수혜를 받은 약물의 관점에서 해석해 볼 수도 있다. 각각 제도모두 희귀의약품이 수혜를 받은 경우가 많았다. 특히 신속 허가된 약물의 경우 91.2%가 희귀의약품이었다. 모든 희귀의약품이 신속 허가될 수는 없지만 신속 허가 된 약물은 대부분 희귀의약품이다.

3) 가격적 측면: 환자수가 적을수록 가격은 높아진다
희귀의약품의 가격은 환자수가 감소할수록 증가한다. 매출액 상위 20 개 약물의 환자 1 인당 연간 투여 비용 및 연간 투여 환자 수를 이용하여 분석할 경우 상당한 수준( =0.77)의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000 명 미만이 투여 받는 상위 10 개 약물을 이용하여 분석한 경우 그 경향성( =0.94)이 더욱 확실해 졌다. 환자 수가 적을수록 높은 수준의 약가 할증(premium)을 받는다.

4) 보험 적용의 측면: 미국 희귀의약품의 93%는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좋은 약이라 하더라도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환자들의 구매력이 높은 약가를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희귀의약품은 1) 환자 수가 적어 총 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고, 2) 대안이 없는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약물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연평균 14만달러 에 달하는 값비싼 의약품들에 보험혜택을 적용해 주고 있다.
미국 내에서 ‘00년부터 ‘16년까지 허가된 의약품의 보험 적용 여부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20개 주요 보험사들은 허가 희귀의약품의 93%을 보험 혜택 목록에 포함시켰다. 허가 약물의 75% 이상을 보전해 주는 경우가 45%로 가장 많았다. 보험사의 비용 부담률을 결정짓는 Tier의 경우 75% 이상의 약물이 비용 부담률이 낮은 3단계 이상에 약물을 등재해 놓았다. 일부 보험사는 사용 전 사전 승인을 획득해야 하거나 처방 수량에 제한을 가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보험사는 희귀질환 치료제의 약가 보장에 관대한 입장임을 확인 할 수 있다.

거친 신약 개발 환경 속 희귀의약품에 대한 투자 지속 전망
규제당국, 보험사, 의사 그리고 환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에 둘러싸여 더욱더 어려운 개발 환경을 헤쳐 나가고 있는 글로벌 제약 산업에서 희귀의약품은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다. 규제당국은 소외된 질환에 대한 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법안을 앞다투어 시행하고 있고, 보험사 역시 아직까지는 희귀의약품에 대한 지불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 개발하고자 하는 제약사 입장에서도 높은 수준의 통계적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 만성질환 치료제 대비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희귀의약품 개발업체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과 투자가 지속될 것이라 전망하는 이유다.

Part 3. 국내 업체 희귀의약품 개발 현황

<자료제공:메리츠종금증권>

박병우 기자  bwpark0918@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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