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한국과 미국 벤처캐피탈(이하 VC)의 2017년 바이오 투자 동향을 점검하여 국내 바이오 업종 투자 아이디어 제시.

Pitch

•2017년 미국 VC 투자가 집중된 바이오 벤처는 다음의 두 유형
1) R&D 분업 추세에서 파생된 벤처. 신약개발 전체 단계를 주관하지 않고 전문성을 가진 단계에 특화됨. 주로 외부에서 Pipeline 도입하여 개발
2) 유전자, 세포, 차세대 항체 등 다양한 신기술 기반 치료제 개발
•국내 VC의 바이오 투자 동향도 미국과 상당히 유사해 보임
•미래 기술 동향을 읽을 수 있는 국내외 VC 자금 흐름으로 볼 때, 위의 두 유형에 해당되는 국내 비상장 기업들에 중장기적 관심 제고 필요.

Rationale

•2017년 바이오 벤처에 투자된 미국 VC 자금은 총 132억 달러(YoY +18%). 투자건수는 461건으로 3년 연속 하락세. 건당 평균 투자금액은 역대 최고치인 2.9백만 달러(YoY +23%)로 소수의 차별화된 벤처에 자금이 집중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화
•투자 유치에 성공한 바이오 벤처 Pipeline의 치료 분야별 비중은 여전히 면역항암분야가 40%로 절대적이나, 중추신경계(13%), 내분비계(6%)와 피부질환 분야
(4%) 비중도 각각 2016년 대비 2%p씩 확대
•미국 VC 투자규모 Top 20 기업 중 6개사가 R&D 분업 추세에 따라 생성된 사업모델을 갖춤.2017년 투자 유치 규모 1, 2위인 Roivant Sciences ($11억)와Grail($9억)가 대표적.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3개사도 1억 달러가 넘는 큰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함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국내 VC의 바이오/의료 투자금액은 3,189억원으로 YoY20% 감소했으나, 하반기에 큰 규모의 딜이 진행되며 회복세 전환
•국내 VC로부터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8개 바이오 벤처 중 5개사가 2018년 신규 상장 추진 중. 특정 R&D 단계에 특화된 사업모델을 갖추었거나 개발 분야가 유전자, 차세대 항체 플랫폼, T세포 등의 신기술로 미국 VC의 자금 흐름과 유사

I. Summary & Focus Charts

2017년 FDA는 총 46개의 신약을 허가하였다. 1996년 53개 이후 21년만에 최고치이다. 허가 신약 중 혁신 신약(Breakthrough Therapy) 혹은 신속심사 대상(Fast Track)으로 지정된 약품의 비중은 계속해서 상승 추세이다. 향후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분야의 치료제도 상업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제약사들은 해당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신기술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이하 VC)의 자금흐름도 궤를 같이하였다. 2017년 미국 VC가 바이오 벤처에 투자한 금액은 총 132억달러로 2000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이다. 지난해 두개의 CAR-T 세포치료제가 FDA 승인을 받은 데 이어 2018년에도 다수의 신약이 허가를 앞두고 있어 미개척 치료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VC는 유망한 차세대 기술을 보유한 신생 기업에 선행적으로 투자한다.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의 시간이 지난 뒤에 관련 산업과 시장이 성숙하면 기업공개나 매각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이 VC의 사업모델이다. 바이오 업종은 IT와 더불어 신기술 개발 속도가 매우 빠른 업종 중 하나이다. VC들의 바이오 투자자금 흐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본 자료를 통해 2017년 미국과 한국 VC의 바이오 투자 동향을 점검하고 국내 바
이오 업종 투자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2017년 한국과 미국 VC의 바이오 투자자금은 다음의 두 분야에 집중되었다.
1) R&D 분업 추세에서 파생된 벤처: 신약개발 전체 단계를 주관하지 않고 전문성을 가진 특정 개발 단계에 특화. 주로 외부에서 Pipeline을 도입하여 일정 단계까지 개발하면 기술이전 등을 통해 수익 창출2) 유전자, 세포, 차세대 항체 등 다양한 신기술 기반 치료제 개발 벤처 미국에서는 외부로부터 Pipeline을 확보한 뒤 자회사를 통해 개발하는 투자 전문 벤처 Roivant Sciences가 2017년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였다. Grail,SpringWorks Therapeutics와 SCOHIA PHARMA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대형 제약사로부터 분사하여 설립된 바이오 벤처이다. Evotec, Cullinan Oncology 등의 벤처들도 외부로부터 Pipeline을 확보하여 연구 개발하는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전문 기업이다.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인 Rubius Therapeutics, SemmaTherapeutics, Orchard Therapeutics도 각각 1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였다.
우리는 지난해 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국내 비상장 기업들 중 위의 두 가지 특징을 보이는 벤처에 주목 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벤처 브릿지바이오, RNA 치료제 개발사 올릭스와 올리패스, 유전자가위 개발사 툴젠 등의 기업들이 해당된다. 이 벤처들은 모두 2018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긍정적인 주가 흐름과 우호적인 정책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 신규 상장 시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II. 미국 VC 바이오 투자 흐름

II-1. 2017년 바이오 벤처 투자: 옥석 가리기

2017년 한 해 동안 바이오 벤처 투자에 집행된 미국 VC 자금은 총 132억달러 (YoY +18.1%)로 전년의 부진을 털고 회복하는 양상을 띠었다. 투자 건수는 2014년을 고점으로 계속 하락세에 있지만, 건당 투자금액은 2017년 평균 2,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3.0%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이는 보유 Pipeline, 기술 등이 차별화된 소수 벤처기업들에 투자자금이 쏠리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바이오 벤처가 투자유치 시점에 개발 중인 Pipeline의 치료 분야별 통계를 살펴보면, 항암 & 면역 분야 (Onco & Immuno)의 치료제가 2017년 364개로 전체 912개 제품 중 39.9%를 차지하였다. 다음으로는 감염성 질환(Systemic Anti-infectives) 치료제가 124개로 전체의 13.6%를 차지하며 2위를 기록하였고,중추신경계(CNS: Central Nervous System) 치료제가 116개, 점유율 12.7%로 3위를 기록하였다. 전년과 비교하여 증가폭이 가장 컸던 치료분야는 내분비계(Endocrine) 질환 치료제로 전년 27개 대비 23개 증가한 50개를 기록하며 점유율 5.5%를 차지하였다. 다음으로는 2017년 38개를 기록한 피부질환(Dermatology) 치료제의 증가폭이 YoY +65.2%로 컸으며 점유율은 4.2%로 전년 대비 1.6%p 확대되었다.

II-2. 미국 VC 투자흐름으로 본 두 가지 Mega Trend

VC 투자 유치 규모 상위 20개 기업을 분석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 R&D 분업으로 생성된 사업모델의 벤처들이 6개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2017년 투자 유치 규모 1, 2위인 Roivant Sciences(11억달러)와 Grail(9억달러)이 대표적이다. 둘째, VC들은 저분자의약품(Small Molecule Chemistry)이나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 중심의 신약개발 기업보다는 세포∙유전자∙차세대 항체 등 다양한 신기술 기반의 R&D 기업에 투자하였다는 점이다. Rubius Therapeutics, Semma Therapeutics, Orchard Therapeutics가 이에 해당된다.

II-2-1. R&D 분업 추세에서 생성된 사업모델
제약사들의 R&D 분업 활동은 신약개발의 효율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활성화 되었다. 2012년 Nature지에 실린 기사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효율성 저하 원인 분석(Diagnosing the decline in pharmaceutical R&D efficiency)’에 따르면 1) 규제 강화, 2) 이미 개발된 블록버스터 약물을 대체할 만한 혁신적인 연구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1950년 이후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한다. 2000년대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데 투입된 평균 비용은 1970년대의 14배까지 증가했다. 신약 단위당 투입 비용이 연간 20억달러를 상회하는 지경에 이르자, 대형 제약사들은 내부 자원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커버하지 못하는 신약과제는 전문 개발 기관에 아웃소싱하기 시작했다. 거꾸로 외부에서 M&A, Licensing-in 등을 통해 유망 Pipeline을 중간 단계부터 도입하여 개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연구 단계별 전문기술과 인프라를 보유한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연구개발 대행 업체) 및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연구는 하지 않고 임상 개발 대행. 기술 이전을 통해 수익 창출) 전문 벤처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위와 같은 형태의 벤처가 VC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리스크는 낮고 효율은 높기 때문이다. 길게는 15년까지 걸리는 신약개발 프로세스를 단계별로 나누어 담당하기 때문에 최종 목표까지 도달하는 기간이 크게 단축된다. 또한 각자 전문 분야에만 집중하여 비전문 분야까지 담당함으로써 비롯되는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NRDO는 기초 연구단계를 건너뛰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을 낮추고 대부분의 연구개발비가 소요되는 임상시험을 CRO에 맡겨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특정 단계까지 개발한 뒤 기술이전을 추진하기 때문에 수익이 창출될 때까지 소요되는 기간도 짧다.

Tesaro는 대표적인 NRDO 기업이다. 2012년 5월 Merck로부터 항암 후보물질 niraparib의 연구/개발/생산 및 상업화까지 모든 단계에 대한 권리를 가지는 Licensing-in 계약을 체결하였다. 당시 niraparib은 임상 1상을 완료한 상태였으며 Tesaro는 그 이후의 임상 시험을 주관하였다. 2016년 6월 Tesaro는 niraparib의 긍정적인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였고, 이듬해 4월 niraparib은 난소암 치료제 ‘ZEJULA’로 미국에 출시되었다. 기술 도입 후 5년 만에 상업화에 성공한 것이다. 또한 Tesaro는 2017년 7월 Takeda 제약과 niraparib의 일본, 한국, 대만, 러시아 및 호주 지역의 임상/상업화 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선수 계약금만 1억달러이고 임상 진전 및 상업화에 따라 최대 2억 4천만달러의 마일스톤을 수취할 수 있다. 매출 발생 시 두 자리수의 로열티도 별도로 수취한다. 성공적인 Pipeline 도입과 신약개발 성과로 Tesaro의 시가총액은 2012년 6월 상장 이후 niraparib의 임상 3상 연구 성과 발표 시기까지 약 9.5배 증가하였다. 이후 ZEJULA 출시까지 1년도 걸리지 않았는데, 동기간 시가총액은 두 배 이상 뛰었다.

2017년 미국 VC 투자 유치 규모가 컸던 기업 중 Grail, SpringWorks Therapeutics와 SCOHIA PHARMA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대형 제약사로부터 분사하여 설립된 바이오 벤처이다. Evotec, Cullinan Oncology등의 벤처들은 외부로부터 Pipeline을 확보하여 연구 개발하는 CRO 전문 기업이다. Roivant Sciences는 외부에서 개발이 중단된 유망 Pipeline을 확보한 뒤 여러 개의 자회사를 통해 개발하는 투자 전문 벤처이다. 이 6개 기업들은 모두 R&D 프로세스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분업 과정에서 파생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 다른 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 전략 변경 등의 이유로 개발을 중단한 유망 Pipeline을Licensing-in 하여 개발. 2017년 8월 SoftBank Vision Fund로부터 $1,100mn 을 투자 받아 2017년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 성공. 같은 해 12월 한올바이오파마와 자가면역치료 항체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 HL161의 Licensing-in 계약 체결로 Pipeline 확장. 자회사 중 AXOVANT와 MYOVANT는 상장되어 있음
- 치료 분야마다 ‘VANT’라고 불리는 자회사를 설립하여 독립적으로 운영
1) AXOVANT: 뇌신경 질환 치료제 개발사로 2015년 6월 나스닥에 상장됨. 2017년 9월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Pipeline MINDSET(Interpirdine)이 임상 3상에서 실패하면서 결과 발표후 주가 73% 폭락. 2018년 1월 8일(현지시간) 루이소체 치매와 치매로 인한 균형 감각 감퇴를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던 HEADWAY(Interpirdine) 임상 2b상 및 2상 모두 연구 목표 달성에 실패하며 Interpirdine에 대한 연구를 전면 철회하기로 결정. 또한 루이소체 치매로 인한 환시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Nelotanserin도 임상 2상에서 위약 대비 개선된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 57% 급락
2) MYOVANT Sciences: 2016년 10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자궁근종으로 인한 통증, 전립선암, 자궁내막증 치료제 및 여성 불임 치료제 개발
3) ENZYVANT: 디 죠지 증후군(DiGeorge Syndrome) 및 파아버 증후군(Farber’s disease) 과 같은 희귀 질환 치료제 개발
4) dermavant: 아토피 피부염, 여드름, 감염성 피부병 등 피부 질환 치료제 개발
5) UROVANT: 요실금, 과민성 방광 등 비뇨기 질환 치료제 개발
6) DATAVANT: 헬스케어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전문으로 하여 임상 시험의 전과정을 개선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2017년 9월 설립. SoftBank로부터 투자 받은 금액의 일부를 사용할 계획
7) FUTURE VANTS: Biopharma 너머의 분야에서 VANT 설립 계획 중
- Roivant는 각 VANT의 자금 조달, 효율적인 임상 진행, 제품 상업화 및 출시를 돕는 투자사

- 2016년 1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기업 Illumina로부터 분사. Illumina, ARCH Venture Partners, Sutter Hill Ventures, Bill Gates, Jeff Bezos와 Google Ventures 등으로부터 1억 달러 규모의 SeriesA 투자를 받으며 화제가 됨. 2017년 3월 $900mn 규모의 Series B 조달에 이어 2차 Series B 투자도 계획 중
- Illumina의 DNA 염기 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혈액에 흐르는 암 유전자 조각을 감지, 증상이 없는 초기 상태의 암을 진단하는 것이 목표
- 2016년 12월 Circulating Cell-free Genome Atlas(CCGA) 라는 임상 실험 시작. 바이오마커 cellfree nucleic acid(cfNA)를 활용하여 7,000명의 암환자와 3,000명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암 진단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실험
- 2017년 4월 120,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유방암 진단 임상 실험 ‘STRIVE’ 개시

- Pfizer로부터 분사하여 설립된 바이오 벤처로 Pfizer의 희귀질환 Pipeline 4개 확보
- 치료약이 없는 미충족 질환을 중심으로 Pipeline 확보 전략. 향후 Pfizer 뿐만 아니라 바이오텍, 연구개발 기관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Pipeline 확충할 예정
- 가장 앞서있는 Pipeline은 공격성섬유종증 (desmoid tumor) 치료제 PF-03084014(nirogacestat)로 임상 2상을 완료하였고, 신경섬유종증(neurofibromatosis)으로 알려진 유전질환 NF1 치료 후보물질 PF-0325901은 임상 2/3상 진행 중

- CRO 전문 기업. EVT Execute alliances와 EVT Innovate로 사업 부문이 나뉨
- EVT Execute alliances: 외부에서 개발된 프로젝트를 파트너십을 통해 들여와 대신 혹은 함께 개발하는 서비스 제공. 연구개발 서비스 수수료, 마일스톤, 로열티 등 다양한 형태의 매출이 발생하지만 Evotec에서 Pipeline 실패에 대한 리스크는 부담하지 않음. Boehringer Ingelheim, 헌팅턴병 치료제 개발 전문 비영리 기관 CHDI, 만성 진통제 개발 제약사 Convergence Pharmaceuticals, Novartis, Roche, Shire, UCB 등과 파트너십 체결 중
- EVT Innovate: 대형 제약사와 임상 직전까지 개발된 신약 후보물질의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 하여 계약금, 마일스톤 및 로열티 수취. Oxford, Yale, Harvard 등의 학계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도 하며 대부분의 Pipeline이 물질 개발, 혹은 전임상 단계
- 2017년 12월 유도만능줄기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기반 망막 질환 치료 후보물질 개발을 위해 Center for Regenerative Therapies Dresden (CRTD)과 파트너십 체결.

- 2017년 3월 일본 다케다 제약에서 분사하여 설립된 생명공학 벤처. 총 투자 금액은 약 100억엔으로 일본산업혁신기구(Innovation Network Corporation of Japan: INCJ)와 메디팔 홀딩스(Medipal Holdings)가 참여
- Scohia Pharma 지분은 INCJ 70.5%, 다케다 19.5%, 메디팔 10.0%씩 나눠 갖기로 합의
- 다케다 제약은 신장질환, 대사질환, 심혈관 질환 등 8개 프로젝트를 Scohia Pharma에 이전

II-2-2.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 개화
Evaluate Pharma의 시장 전망 자료에 따르면 세포 치료제, DNA & RNA 기반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의 매출은 각각 2016년부터 2022년까지 6년 평균 CAGR +116.5%, +188.6%, +117.1%로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아직까지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점유율은 작다. 하지만 2017년 두 개의 CAR-T 세포 치료제가 FDA 허가를 받으며 신기술 기반 치료제에 대한 FDA의 우호적인 입장이 확인 되면서 본격적인 시장 개화가 기대된다. 글로벌 Big Pharma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Johnson & Johnson은 지난해 12월 중국계 생명공학 기업 난징레전드바이오텍(Nanjing Legend Biotech)과 B세포 성숙화항원(B Cell Maturation Antigen, BCMA)을 표적하는 CAR-T 치료후보물질 LCAR-B38M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여 CAR-T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7월 코오롱생명과학이 세포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시판 허가를 받아 11월부터 판매를 시작하였다. 메디포스트의 동종 줄기세포기반 무릎 연골결손 치료제 카티스템과 녹십자셀의 T세포 기반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LC의 시술 건수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전세계적으로 7개의 세포치료제가 허가 신청서를 접수한 상태이고 임상 3상 시험 54개, 임상 2상은 274개가 진행되고 있다. DNA & RNA 치료제는 8개의 약품이 허가 심사 중이고 임상 3상 36개, 2상 89개가 진행 중이다. 유전자치료제도 마찬가지이다. FDA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약품 1개, 임상 3상 29개, 임상 2상 146개가 진행되고 있다. 향후 이러한 후기 임상 단계의 신약 후보물질이 허가를 받고 출시된다면 큰 폭의 성장률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VC들도 신기술 기반 치료제의 시장 개화 추세에 발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2017년 VC 투자 유치규모 상위 20개 바이오 벤처 중 3개의 기업이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사였으며 세 기업 모두 1억 달러 이상의 큰 금액을 투자 받았다. 해당 바이오 벤처는 다음과 같다.
- 적혈구 기반 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독자적으로 개발한 RED 플랫폼으로 Red-Cell Therapeutics(RCT) 제품 개발. RCT는 유전자 조작으로 핵이 제거된 적혈구를 활용한 동종이계 세포치료법으로 다양한 분야의 질환으로 응용될 수 있음
- 희귀병(Phenylketonuria: 페닐케톤뇨증), 항암제, 자가면역 질환을 주요 연구개발 과제로 삼고 있으나 아직까지 전임상/물질 개발 단계. 2018년 임상 진입 계획 중
- 줄기세포 기반 제 1형 당뇨병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아직까지 물질 개발 단계. 제 1형 당뇨병은 혈당 조절 역할을 하는 베타 세포를 환자의 면역 체계가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자가 면역 질환
- Semma Therapeutics는 환자의 면역 체계로부터 줄기세포에서 추출한 베타(SC-beta) 세포를 보호하는 기술을 개발함. 동물 실험에서 SC-beta 세포가 기존 베타세포와 비교하여 당뇨를 조절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임
- 자가유래 ex-vivo 유전자 치료제 개발. 환자로부터 줄기세포를 채취하여 체외에서 렌티바이러스 운반체(Lentiviral Vector)를 통해 유전자 조작을 거치고, 정상 세포를 체내에 주입
- 2017년 12월 OTL-101(중증 합병성 면역결핍 장애 치료제)의 출시와 다른 Pipeline 연구개발비 조달을 위해 $110mn(₤85mn)을 Series B로 조달하기로 결정. OTL-101은 미국 FDA에 의해 혁신 의약품으로 지정되었으며 임상 3상 진행 중.

III. 국내 VC 바이오 투자 흐름

III-1. 2017년의 부진은 2018년에 회복될 전망

국내 VC의 2017년 11월까지 누적 투자금액은 총 2조 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하였다. 이 중 바이오/의료 벤처로 투자한 금액은 3,1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하며 부진했다. 전체 투자 금액 대비 비중도 2016년 21.8%에서 2017년 11월 누적 기준 15.5%로 6.3%p 하락하였다. 높았던 2016년 기저에 따른 왜곡을 감안하더라도 2015년 11월 누적 투자 금액 대비 10.8% 성장에 그쳤다. 2016년 하반기 한미약품의 라이센싱 계약 변경 등에 따라 업종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이어 기술특례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하회하는 등 부정적인 이슈들이 연이어 발생하며 바이오/의료 분야에 대한 벤처 투자도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업종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2017년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평균적으로 큰 규모의 딜이 진행되는 등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2017년에 상장된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평균 YTD 수익률이 64.8%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고 2018년 다수의 바이오 벤처가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2018년에는 부진했던 바이오/의료벤처 투자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VC 투자에서도 ‘옥석 가리기’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2007년 하나의 바이오 벤처가 투자 받은 평균 금액은 15억원이었는데, 2016년 29억원까지 9년 평균 CAGR 7.5%로 증가하였다. 미국 VC의 바이오 투자 추세와 유사하게 업체당 투자금액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투자업체 수도 함께 증가하여 투자규모의 확대 폭은 미국보다 작았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초기 단계의 바이오/의료 벤처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2011년 기준 초기 단계의 바이오 벤처에 집행된 투자는 전체 바이오 벤처에 투자된 금액의 10.1%에 불과했는데 2016년 크게 상승하여 34.3%까지 확대되었다. 중기 단계의 바이오 벤처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확대되면서 후기 단계의 바이오 벤처 투자 비중은 2011년 75.9%에서 2016년 37.4%로 5년 만에 절반 이상 하락하였다. 이는 R&D 분업이 활성화되며 초기 단계의 임상 연구만을 전문으로 하는 벤처들이 생겨났고, 투자 회수 기간 단축에 대한 기대로 이들 벤처에 대한 투자 비중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III-2. 미국 VC와 유사한 투자 흐름을 보이는 국내 VC

2017년 VC로부터 투자금 유치에 성공한 국내 주요 바이오 벤처들을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특징을 파악하였다. 첫째, 2018년 상장이 기대되는 벤처들에 큰 규모의 투자자금이 몰렸다는 점이다. 100억원이상의 투자자금을 유치한 8개의 바이오 벤처 중 5개의 기업이 2018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툴젠도 2018년 1월 5일 제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300억원이라는 큰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였다. 둘째, 미국의 경우처럼 R&D 분업 추세에서 파생된 벤처나, 신기술 기반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는 벤처에 대한 투자가 다수 집행되었다는 점이다. 브릿지바이오는 대표적인 국내의 NRDO 업체이고 바이오네틱스의 주력사업은 중개연구이다. 올리패스와 올릭스는 RNA 치료제 개발사이고 아이씨엠 유전자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유틸렉스, 엑소코바이오와 넥셀은 줄기세포, T세포 등 여러가지 세포에 기반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툴젠은 CRISPR 기반 유전자 교정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 질병치료와 유용한 종자/동물자원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ABL바이오, 오름테라퓨틱과 파멥신은 항체치료제 개발사이다.

III-2-1. 전문성을 가진 R&D 단계에 특화된 국내 벤처
브릿지바이오는 2015년 9월 설립된 국내 최초의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기업이다.
NRDO란 연구소나 대학 등 외부로부터 후보물질을 도입한 후 전임상 및 임상개발에 집중하는 사업모델을 뜻한다. 브릿지바이오는 신약 후보물질을 외부로부터 도입하여 외주 임상시험을 진행한 뒤,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자의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하면서 향후 글로벌 라이센싱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First-in-class’ 약물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도 경쟁 화합물이 없거나, 있더라도 개발속도 차가 3년 이내인 약물만 선정한다. 또한 임상 2상에서 약효를 확인하는데 복용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약물은 도입하지 않는 등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다. 2016년 7월 Series A 펀딩으로 145억원을 투자 받았고, 이어 2017년 9월 Series B 펀딩으로 138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지금까지 총 283억원을 확보하였다.
현재 궤양성대장염을 타깃하는 Pipeline BBT-401의 전임상을 완료한 상태이며 2018년 1분기 내 미국 IND 제출 예정이다. BBT-401은 항염증 효과와 대장 점막치료를 동시에 내기 때문에 임상 시험이 성공할 경우 혁신신약(First-in-class)의 가능성도 기대된다. 향후 노인성 황반변성과 다발성경화증까지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2017년 5월에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레고켐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오토택신(autotaxin) 저해제 신약 후보물질 BBT-877(LCB17-0877)의 글로벌 전용 실시권을 양도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였다. 레고켐바이오는 계약 선수금 20억원을 포함해 개발 단계에 따라 최대 300억원의 기술이전료와 별도의 경상 로열티를 지급 받는다. 같은 해 9월에 조달한 Series B 자금은 BBT-877의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오토택신은 섬유증, 자가면역질환, 종양 등 다양한 질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효소의 일종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오토택신 저해제 신약 후보물질 BBT-877을 특발성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오토택신 저해제로 진행되고 있는 임상 시험은 Galapagos NV(벨기에 회사)의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GLPG1690 임상 2상이 유일하며 2021년 12월 출시가 예상된다.
브릿지바이오는 2018년 상반기 중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고, 하반기 완료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중이다.

바이오네틱스는 초기 단계의 연구개발에 특화된 벤처이다. 바이오네틱스의 사업모델은 대학이나 공공연구기관의 우수한 기초 연구성과를 발굴해 신약 후보물질로 발전시키는 초기단계 중개연구(early stage translational research)와 효율적 운영을 지향하는 가상 바이오텍(virtual biotech) 운영모델을 결합한 형태이다. 내부 창업자팀, 기술제공자, 전문가 자문단 등이 협력하는 네트워크 R&D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신속한 후보물질 개발을 위해 기술제공자(Science Provider)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이후 전임상, 임상개발에 집중한다. 기술 도입과 신약 개발 역량을 인정받아 2017년 12월 설립 8개월만에 30억원의 Series A 조달에 성공하였다. 독일의 Lead Discovery Center, 싱가폴의 ETC/D3 A Star, 캐나다의 NEOMED 도 비슷한 사업 모델을 갖추고 있다.
개발 중인 Pipeline으로는 녹내장 치료 후보물질 NTX-101(11β-HSD1 저해제)과 후생유전 타깃 항암 후보물질 NTX-301이 있다. NTX-101은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도입하여 전임상 시험 중이며 회사측은 시신경 직접 보호 역할까지 하는 녹내장 점안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미국 서던 리서치(Southern Research Institute)로부터 도입한 NTX-301은 최적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난소암 등 다수의 난치성 고형암 치료를 적응증으로 'Best-in-class' 약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III-2-2. RNA 치료제
우리 몸의 유전정보는 이중나선 DNA 구조에서 단일구조의 RNA로 전사(transcription) 되었다가, 유전자 변형과정을 거친 뒤 번역(translation)되어 단백질로 합성된다. 쉽게 말해 RNA는 DNA와 단백질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 RNA 치료제는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타깃하여 복잡한 구조를 가진 단백질로 발현되기 전 RNA 단계에서 파괴하여 질병을 치료한다.
RNA 치료제는 크게 안티센스 올리고핵산(ASO: Antisense Oligonucleotide)와 siRNA(small interfering RNA)로 구분된다. 궁극적으로 RNA를 분해하여 단백질 합성을 억제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작용 기전이 다르다. ASO는 한 가닥으로 이루어진 인공유전자로 타깃 RNA에 결합하지만 siRNA는 이중나선 RNA(dsRNA: double stranded RNA)에 의해 표적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RNA 간섭현상을 기전으로 한다.
단백질 의약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개발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상업화에 성공한 RNA 치료제는 두 개뿐이다. Biogen(Ionis)의 ‘SPINRAZA’와 Sarepta Therapeutics의 ‘EXONDYS 51’는 모두 2016년에 FDA 허가를 받았으며 ASO에 기반하고 있다. RNA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RNA가 체내에서 극도로 불안정하며, 핵산기반 치료제의 세포투과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약물 효능을 높이기 위해 고용량이 투여되면서 독성문제도 심각했다.
siRNA 치료제의 경우 아직까지 상업화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표적유전자 억제를 위해 세포에 도입된 siRNA가 면역반응/독성을 유발하거나, 비표적 유전자를 억제하는 오프 타깃 효과(off target effect) 등 의도하지 않았던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siRNA를 원하는 세포나 장기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문제(delivery problem)도 있었다.
2018년에는 RNA 치료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 12월에 출시된 최초의 RNA 치료제 SPINRAZA가 출시 1년 만에 매출 8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성이 입증되었다. 또한 2018년 세 개의 RNA 치료제가 FDA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관련 기업의 주가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Evaluate Pharma에서는 DNA & RNA 치료제 시장이 2016년 1,200만달러에서 2022년 71억달러까지 6년 평균 CAGR 188.6%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릭스

올릭스는 siRNA의 오프 타깃 효과를 현저하게 감소시키는 비대칭형 RNAi(asymmetric siRNA, asiRNA)기술과, 전달체 없이 원하는 세포 내로 RNA를 전달할 수 있는 자가전달 RNAi(cell penetrating asiRNA, cp-asiRNA)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siRNA의 부작용을 해결하였다. asiRNA는 siRNA가 유발하는 각종 면역 반응과 유전자 부작용 등을 해결한 새로운 구조의 유전자 조절 물질로, 기존 siRNA와 동등한 유전자 억제 효율을 가진다. cp-asiRNA는 asiRNA 구조에 화학적 변형을 도입하여 세포 투과성을 높인 유전자 조절 구조체로, 별도의 전달체가 없어도 세포 벽을 통과하여 높은 효율로 표적 유전자만을 억제할 수 있다. 올릭스는 적은 비용으로 단기간에 다수의 신약을 승인 받기 위해 눈, 피부 및 폐와 같이 국소 투여가 가능한 질환에 집중하여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올릭스가 보유하고 있는 13개의 신약개발 Pipeline 중 비대흉터 치료 타깃의 OLX101은 2017년 1월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 승인을 받아 3월 말 자체개발 RNA 간섭 치료제로서는 아시아 최초로 임상 단계에 진입하였다. 올해는 한국 임상 2상 진입과 유럽 임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비대 흉터 치료를 적응증으로 미국 FDA 허가를 받은 제품은 없으며 2013년 11월 Pipeline의 가치를 인정받아 보톡스 전문 기업 휴젤과 OLX101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밖에도 탈모,아토피피부염, 특발성폐섬유증, 노인성 황반변성 등의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올리패스

올리패스가 독자 개발한 OliPass Oligoneocleotide(올리패스 올리고핵산)은 PNA(Peptide Nucleic Acid)의 화학적 변형을 통해 개발된 신개념 올리고핵산으로, 세포투과성이 우수하고 RNA 결합력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세포 핵 안에서 RNA에 결합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질병 유발 단백질 발현을 억제할 수 있다. 올리패스 올리고핵산을 특정 질병 유전자의 염기 서열에 맞게 디자인할 경우 해당 질병 치료제를 보다 쉽게 개발할 수 있어 여러 가지 질병 치료 플랫폼으로 활용 가능하다. 올리패스는 2018년 2분기에 신경병성통증 신약 후보물질의 영국 임상 시험 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발모제, 제 2형 당뇨병, 비만 등을 겨냥한 다수의 전임상, 혹은 후보물질 개발 단계 Pipeline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350억원의 Pre-IPO 자금을 유치하며 2018년 상반기 기술평가, 하반기 기술특례 상장이라는 회사의 목표 타임라인에 한층 가까워졌다.

III-2-3. 유전자가위 기술
유전자가위는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하여 DNA를 제거(Deletion)하거나 삽입(Insertion)한다. 궁극적으로는 타깃이 되는 유전자의 활성을 저해하거나, 원하는 유전자를 추가하여 유전자를 교정한다. 유전자가위는 발전 순서에 따라 1세대 ZFN(Zinc Finger Nucleases), 2세대 TALEN(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s), 3세대 CRISPR/Cas9로 구분된다. 3세대 CRISPR/Cas9가 기존 세대의 유전자가위보다 정교하고 효율적이며 연구도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CRISPR/Cas9는 박테리아나 세균이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저장한 뒤, 후에 재침입하였을 때 해당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절단함으로서 박테리아를 보호하는 후천적 면역(Adaptive Immunity) 시스템에서 유래한다. CRISPR/Cas9는 그 자체가 유전자 절단 효소의 기능이 있어 별도의 제한 효소와의 결합 과정이 필요 없으며, 유전자 인지 측면에서도 별도의 도메인을 구성하지 않고 sgRNA(single guide RNA)의 상보적인 서열을 이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유전자 절단 역할을 하는 Cas9 단백질 외에는 서열 선택을 위한 별도의 단백질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제작 기간이 짧으며 많은 유전자 질환에 단시간에 적용될 수 있다.
CRISPR는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잠재력 때문에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Occams Business Research & consulting에서 발행한 CRISPR 시장전망 자료(2016.04)에 따르면, 글로벌 CRISPR 시장 규모는 2014년 약 2억달러 규모에서 2022년 23억달러 규모까지 8년간 1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CRISPR 기술이 비교적 빠르게 상용화될 수 있는 분야는 농작물과 가축의 개량모델을 통해 생산된 유전자재조합식품이다. 동식물의 유전자를 교정하여 병충해 없는 농작물과 질병에서 자유로운 가축을 생산할 수 있다. 비정상적인 유전자에 의해 발생하는 유전 및 난치성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인간의 질병 치료 분야에서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 만 치료 목적의 연구는 대부분이 전임상이나 임상 1상 등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 질병 치료에 사용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

치료용 CRISPR 기술 사업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은 원천 기술 특허 문제이다. 세계 최초로 CRISPR/Cas9 기술 관련 특허를 출원한 연구팀은 UC Berkley의 JA Doudna와 스웨덴 Umea 대학의 E Charpentier 연구팀(2012.05)이다. 그 다음 한국의 툴젠이 2012년 10월 특허를 출원하였다. 마지막으로 MIT Broad Institute의 Feng Zhang 연구팀이 2012년 12월 특허를 출원하였는데, 우선심사제도라는 특별 리뷰 프로그램 덕분에 가장 먼저 특허권을 취득하였다(2014.04). 이에 UC 버클리 측에서 불합리함을 주장하며 미국 특허청에 저촉심사를 신청했으나, 2017년 2월 저촉심사의 이유가 없다는 판결을 받고 현재 항소 중이다. 미국에서는 MIT Broad가, 유럽에서는 UC Berkley가 먼저 특허 등록을 완료하였지만 양사간의 특허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CRISPR 개발사들이 특허분쟁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CRISPR 관련 규제와 기술에 대한 안전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유전자가위 연구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인간의 배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인데, 이에 대해서는 국가별로 상이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인간 배아와 태아의 유전자 치료에 대한 연구는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생산된 농축산물 규제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즉, 아직까지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생명체에 적용해야 할 기준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중국과 영국 등 연구가 비교적 자유로운 국가에 뒤쳐지지 않도록 글로벌 수준의 유연한 규제 확립이 필요하다.

툴젠

툴젠은 3세대 유전자가위 CRISPR/Cas9(CRISPR: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Cas9: CRISPR associated protein-9) 기반 유전자 교정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 질병치료와 유용한 종자/동물자원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산업분야로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툴젠은 1, 2 3세대 유전자가위를 모두 자체 개발하였고 최근에는 3세대인 CRISPR/Cas9에 집중하고 있다. 1세대 ZFN 기술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8개국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3세대 CRISPR/Cas9 기술 원천 특허는 미국, 일본, 유럽을 비롯한 10개국에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호주와 한국에서는 2016년 승인을 받았다.
툴젠의 연구 개발 분야는 크게 플랫폼/치료제/분자육종으로 나뉜다. 플랫폼 분야에서는 유전자가위 및 유전자 교정기술이 다양한 산업에 적합성을 갖도록 기능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치료제 분야에서는 유전자 교정 기술을 유전자치료(in-vivo) 및 세포치료기술과 접목(ex-vivo)하여 유전질환 및 난치질환들에 대한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혈우병과 샤르코마리투스(Charcot-Marie-Tooth) 질환, 항암 면역세포 치료제 등이다. 아직까지 동물실험 단계이며 2018년 전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분자육종 분야에서는 유전자가위를 통해 더 빠르고 안전하게 주요 종자 및 동물의 유전정보를 교정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툴젠은 2017년 8월 세계적인 종자 기업 Monsanto와 CRISPR 유전자가위 원천 특허에 대한 글로벌 Licensing-out 계약을 체결하였다. Monsanto는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을 옥수수, 콩, 면화 등 주요작물 개발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 및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과 제품 매출에 따른 로열티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밖에도 같은 해 12월 중국의 유전자 교정 작물전문 기업 ‘제노보바이오’와 MOU를 체결하였고 올해 1월 식물공장 기반 백신 전문기업 ‘바이오앱’과 백신 개발 및 생산사업 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다양한 협력을 진행 중이다.
올해 코스닥 이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툴젠은 지난 1월 300억원의 Pre-IPO 투자자금을 마련하여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툴젠은 오는 3월 기술성 평가를 받고 결과가 나오는 6~7월경 상장 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이르면 10~11월경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III-2-4. 항체 및 세포치료제

ABL바이오는 이중항체(혹은 이중특이성항체, Bispecific Antibody) 기술과 ADC(Antibody Drug Conjugate: 항체-약물 결합물질) 관련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항암 및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중항체란 하나의 항체로 두 개의 다른 항원(타깃)에 작용하여 치료효과를 높인 차세대 항체치료 기술을 일컫는다. ABL바이오의 이중항체 플랫폼은 면역 세포 활성화에 효과적이며 혈뇌장벽(BBB:Brain Blood Barrier)을 통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BL바이오의 Pipeline은 이중항체 플랫폼 기반 항암 치료 후보물질 ABL001, 면역-항암 치료 후보물질 ABL101-108,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ADC 플랫폼 기반 혈액암 및 고형암 치료 후보물질 ABL201-204와 혈뇌장벽 통과 이중항체 기반의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 ABL301의 네 가지로 구분된다.
ABL001은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와 Dll4에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항체로 고형암 치료를 타깃하고 있다. 2017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을 받아 국내 최초로 임상 시험에 돌입하였고, 임상 1상 완료 후 글로벌 기술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공동으로 ABL001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종양 세포와 PD-1(면역 체크포인트 억제제)을 동시에 타깃하여 항암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이중항체(ABL101-108)를 연구개발 중이다. ADC 기반 항체치료제는 2018년 비임상 독성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ABL바이오는 2017년 3월 동아에스티, 동아쏘시오홀딩스와 항체신약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계약 내용은 후보물질의 공동연구, 세포 주 개발 및 공정 개발, 생산, 상업화까지 포함한다. 동아에스티는 ABL바이오와 함께 항체신약 후보물질을 연구하는 동시에 추가 물질 발굴, 임상 개발과 상업화를 담당하며, 동아쏘시오홀딩스는 후보물질 도출 이후의 개발과 생산을 담당한다.

유틸렉스는 면역치료제 기반 항암 세포치료제 및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이다. 세포치료제의 경우 암 세포를 파괴하는 T세포만을 골라내 대량 배양한 후 환자에게 다시 투여하는 방식으로 암을 치료한다. 항체치료제는 T세포 활성화 수용체에 작용하여 암 세포 파괴를 돕는다. 유틸렉스의 타깃항체 4-1BB는 T세포를 억제하는 수용체를 차단하는 기전의 옵디보, 키트루다와 차이점을 가진다.
주요 Pipeline으로는 임상 2상 허가 신청한 악성림프종(혈액암) T세포치료 후보물질 EBViNT,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악성 뇌종양 치료 후보물질 TERTiNT와 폐암 치료 후보물질 WTiNT이 있다. 이르면 2018년 중반에 TERTiNT와 WTiNT의 임상 시험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 항체치료제 Pipeline은 전임상을 진행 중인 4-1BB 타깃 EU101이 대표적이다. 체크포인트 억제제와 병용 또는 항암화학요법과 병용 시 종양제거에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한 바 있다.
2016년 3월 국립암센터와 ‘면역세포치료제 제조 공정 특허 등’에 대한 기술이전과 상용화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여 공동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 9월에는 중국 화해제약(Zhejiang Huahai Pharmaceutical)과 면역항암 항체치료제 EU101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였다. 기술이전 대금은 마일스톤을 포함하여 850만 달러이고 상업화 후 로열티는 별도로 수취할 예정이다. 화해제약은 3천만달러(약 345억원)에 유틸렉스 지분 약 18.8%를 인수하는 계약도 함께 체결하였다.

박병우 기자  bwpark0918@pharm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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